기쁘게 동역하는 목회자 부인의 삶

기쁘게 동역하는 목회자 부인의 삶

[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 목회자 부인의 삶

이연옥명예회장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21일(월) 11:50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한번은 서울 돈암동에 있는 성신여자중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예배 드릴 기회가 있었다. 그분을 예배당 앞자리로 안내해서 나란히 함께 자리를 잡았다. 예배가 다 끝난 다음에 우리는 예배당 바깥으로 나왔고, 그분이 나에게 농담 반 진담 반 던지시는 말씀이 "아이고 이 교장 선생님. 집에서 맨날 보는 남편 목사님의 얼굴인데 강단에서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씀에 집중하시더군요. 사진기로 사진을 찍었더라면 아주 볼만할 것 같더군요."라고 했다. 정말로 나는 그러했다. 매일 집에서 보는 남편의 얼굴인데도 나는 강단에서 설교하는 그분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씀에 집중하며 경청했다. 설교 내용을 거의 암기할 정도로 집중했는데 그러면서 항상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평강을 누렸다. 은혜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요, 평강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이 누리는 행복이다.

그런데 목사의 아내가 남편 목사님의 목회 동역자라고 해서 교회의 운영관리에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담임 목사의 사모가 교회 사무실에 나와서 이런저런 간섭을 하게 되면 당장에 사무실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교회 직원들에게 "목사님 사무실이 지저분하니 정리 좀 하고 청소도 좀 해야겠다"는 잔소리를 늘어 놓으면 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목사의 사모가 목회에 동역하는 장소는 교회가 아니라 가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남편 목사님이 집에서 기도드리고 성경을 묵상하며 영적 생활에 막힘이 없도록 아내가 배려해야 할 것이고 또 남편 목사님이 스스로 품성을 개발하며 인격을 부지런히 개발하도록 그의 손이 교양서적을 놓치지 않게 아내가 곁에서 충고해야 할 것이다. 남편이 교회 바깥에서 너무 바쁘게 외부 일을 하게 되면 아내로서 남편 목사님에게 충고해야 한다.

바깥 일이 너무 바쁘면 영성 훈련을 소홀히 여기게 되고 영적 생활도 부실하게 되므로 외부 활동을 절제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내가 목회 동역자로서 챙겨야 할 우선적인 일이다. 목사에게는 가정 생활이 그의 영적 생활에 뿌리가 되는 까닭에 그가 가정에서 영성 훈련을 부지런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명이 목사의 아내에게 있다.

목사의 아내가 가정경제에 지혜와 절제를 발휘하면 이것 역시 남편과 더불어 목회에 동역하는 일이다. 교인들은 이런저런 명절이나 기념할 만한 일이 생기면 목사의 사택에 크고 작은 선물을 가져온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목사와 사모는 받는 일에 익숙해지고 베풀고 나눠 주는 일에는 인색해 지기가 쉽다. 목사의 사모는 이점을 늘 경계해야 한다.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무엇을 들고 오면 목회자 또한 교인들에게 무엇을 줄 줄 알아야 한다. 물질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습관화되고 또 이 습관이 목회자 부부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앞에서 이미 이야기 한 대로 나는 일 년에 한번 영암교회 당회원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했다. 영암교회 장로님들 스무 분 정도가 우리 집으로 오셔서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즐겁게 교제하는 것이 그렇게 흐뭇하고 즐거웠다. 평소에는 내가 직장 생활과 여전도회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좀체 틈을 내지 못하여 가끔 식당에서 우리 부부가 장로님들과 음식을 나누곤 했는데 일 년에 한 번 사택에서 당회원 모두를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 매우 즐거웠다. 이처럼 교회의 교인들과 부교역자와 직원들에게 담임목사의 사모가 음식을 기쁘게 대접하고 배려하고 섬기는 일이 남편 목사의 목회에 동역하는 것이다.


이연옥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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