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자립해야 성장한다- 장순복권사(2)

교회는 자립해야 성장한다- 장순복권사(2)

[ 향유와 옥합 ] 시골교회와 하나님

강영길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09일(수) 17:31
[향유와 옥합]

금성교회가 지켜온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지금까지 열한 분 교역자를 모셨으나 목사님을 내쫓지 않았고 설령 목사님이 나쁜 일을 해도 목사님은 하나님이 기름 부은 종이기 때문에 목사님께 나쁜 말을 안했다. 만일 목사님이 합당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처리할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는 것이 금성교회 철칙이었다. 이런 원칙이 세워진 데는 한 사건이 있었다.

   
아주 열심히 일하는 목사님이 한 분 있었다. 그 분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교인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았다. 교인들이 피로감을 느낀 나머지 목사님을 내보내려고 했다. 그때 장권사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주의 종이 은혜가 충만해서 일하시는디 돕지는 못할망정 나가라고 하면 쓰겄소? 난 절대 그리 못하요. 하나님이 세운 종을 우리가 내쫓을 것이라? 그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실 일이여. 우리가 하나님이간디? 목사님은 우리가 세운 분이 아니고 하나님이 세운 분이어. 그렁게 나는 절대로 찬성 못하요."

장 권사는 한사코 반대했다. 그러자 장 권사 때문에 교회가 안 된다고 수군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교인들은 결국 장 권사의 고집에 한 발 물러섰다. 교인들이 목회자를 쫓아내는 것은 정말로 나쁜 일이고 하나님 뜻이 아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할 때까지 우리는 단지 기도만 해야 할 뿐이다. 우리가 무엇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장 권사는 주장한다.

작은 시골 교회인 금성교회는 한 교회에 10만원씩, 8교회 한 달에 80만원의 선교비 헌금을 했다. 금성교회가 처음부터 이렇게 자립한 것은 아니다. 74년까지 미자립 교회로 남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도움을 받으니 전라도 말로 말해서 더 허천났다. 마치 구걸을 하는 것 같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차라리 도움을 안 받아야 되겠다 결정하고 구만석 전도사님 때부터 도움을 안 받았다. 놀랍게도 도움을 안 받으니 교회가 무럭무럭 자랐다. 그래서 장 권사는 미자립 교회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교회는 도움을 안 받으면 축복을 받는다고.

금성교회 교인들도 여느 시골처럼 많이 밖으로 나갔다. 금성교회를 모교회로 둔 이분들이 모교회를 사랑하고 아직도 돕는다. 2011년에 90주년 기념행사라고 본교회 출신들이 교회 영사기도 사 주고 교회 달력도 해주었다. 장 권사는 도시로 떠난 사람들은 이처럼 자기 고향 교회 혹은 자기 부모의 고향 교회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권사는 시골 교회 교인들을 위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자녀 있는 광주로 교회를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분들이 주일날은 광주로 가더라도 광주에 안 가는 수요일 저녁 예배는 이 교회에 나와야 하는데 그러질 않는다. 내 자녀 있는 데에 계신 하나님이 시골교회에도 있다. 도시 교회로만 가면 시골 교회는 누가 지킨다는 말인가.

장 권사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은 내가 예수를 믿은 것이고 내 가족이 예수를 믿은 것이라고 한다. 장 권사의 일가친척이 모두 예수 믿는 가정이 되었다. 금성교회 담임목사 사모가 함께 사탄에 잡힐 때 함께 기도해준 시누이다.

장 권사는 햇살 좋은 날이면 집 마당 가운데 있는 동백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남편이 하늘에 가기 얼마 전에 심은 나무다. 심을 때는 무릎에도 안 닿던 나무가 시나브로 자라서 어느새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장 권사 인생에서 하나님이 차지한 공간 같이 생각될 때도 있다고 한다. 동백나무 곁에 놓인 장독대가 장 권사의 인생처럼 단아했다.

"아이고매 두서없이 말해서 어찌까." 딸기 접시를 내 놓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던 장 권사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지금도 귓전을 맴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