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의 날 맞아 인권지킴이 역할 기대

세계인권의 날 맞아 인권지킴이 역할 기대

[ 교계 ] 10일 인권의 날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12월 05일(수) 11:54
오는 12월 10일은 '세계인권의 날'이다.
 
이날은 1948년 제3회 국제연합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것과 동시에 이 선언의 보급에 관한 결의를 하고 특히 선언이 채택된 12월 10일을 정식으로 '세계인권의 날'로 선언했던 것이 그 시작이다.
 
이러한 인권선언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심각한 인권 무참히 유린하고 짓밟은 경험을 통해 반성을 하게 된 인류가 인종과 종교, 국가를 초월한 공감대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시민적ㆍ정치적 성질의 자유와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성질의 자유에 대해 상당한 배려가 되어 있다. 또한 인권선언문에는 생존권적 기본권 이외에도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노동권과 공정한 보수를 받을 권리 및 노동자의 단결권 등에 관해서도 상세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에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모든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로에게 형제애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하늘이 부여한 인권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소외되고 차별받는 가난한 이들, 장애인, 다문화 가족, 북한동포들을 비롯해 북한 이탈 주민, 재소자, 불치병자, 에이즈환자 등의 사회적 소수자들과 어린이, 청소년, 여성, 노인, 실업자, 각종 중독자, 원폭피해자 등의 사회적 약자들이 인권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여러 영역에서 인권유린, 인권차별의 행태가 자행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심각하고, 최근 인권단체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은 가난한 이들이다.
 
세계은행은 전세계 68억 인구 중 20억 명을 하루 2달러 이하로 생계를 이어가는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지표에 의한 단순한 수치일뿐 실제로 빈곤을 겪는 이들을 정확히 계수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인권운동가들은 빈곤의 문제는 더 이상 경제적 접근은 이들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데 별 실효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권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운동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국제단체는 세계최대 규모의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주로 정치, 종교 및 양심에 의한 신념, 또는 인종, 성별, 출신, 국가, 사회ㆍ경제적 지위, 성적 취향 등의 이유로 투옥됐거나 신체적 자유가 제한된 이들의 인권을 위해 사역하는 단체인 이곳에서 가난한 이들의 인권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전세계의 수많은 이들이 빈곤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 때문. 빈곤을 겪는 이들은 극심한 가난으로 인한 의지상실, 배움의 기회 박탈, 정보 부족, 사회적 위계질서에서의 무시당함 등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펼 수 조차 없다.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없을 뿐더러 대부분 싸울 힘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이린 칸은 빈곤을 물질적 결핍이라는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외국 원조와 결부된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경제론적 접근법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녀는 빈곤을 해결하지 않고 다른 인권침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 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녀는 '들리지 않는 진실-빈곤과 인권'이라는 저서에서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다 경찰에 신고하러 가기 위한 차비가 없어 맞아죽은 어느 남아공 여인의 이야기부터, 전쟁과 내전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난민들, 차별과 배척으로 인해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수자들, 최악의 주거환경에서 전염병이 돌기 쉬운 취약한 환경에서 사는 이들, 그리고 이 곳에서조차 쫓겨나야 하는 슬럼가 주민, 빈곤과 폭력의 이중고로 고통받는 여인, 가난으로 인해 비인간적 생활전선에 내몰리는 어린이들 등의 현실을 고발하며, "빈곤이 지구상의 최악의 인권문제"라고 강조한다.
 
인권운동가들과 국제개발NGO 실무자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계급 혹은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난한 이들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시혜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인권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이들을 극심한 가난에서 구원해줄 수 있는 지구적 차원의 제도는 없다. 유엔, G20, OECD 등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약 등을 체결하고는 있지만 강제성이 없고, 국가 GOP당 지원 비율은 아직도 낮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식개발원조(ODA)는 0.1% 수준이며, 2015년까지 0.25%로 증액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더 민간단체와 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전지구적 빈곤의 상황에서 본교단 총회가 올해 제97회기의 주제를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으로 정하고,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 10년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한 것은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회복과 함께 '작은 이들을 돌보야 한다'는 시대의 필요를 제대로 읽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3세계에서 기아로 고통받는 이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작은 이들에게 복음은 무엇인지 기독교인들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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