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한 영암교회 사역

부부가 함께 한 영암교회 사역

[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 영암교회 사역 회고

이연옥명예회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04일(화) 11:33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1970년 10월 18일 주일에 임옥 목사님이 영암교회로 부임하셨다. 그 당시의 영암교회는 약 2백명 정도 모이는 크지 않은 교회였고, 시무 장로님 너댓 분이 계셨다. 그 교회가 세월 따라 나중에 임 목사님이 은퇴하실 무렵에는 1천6백명 정도의 규모로 부흥하고 발전했다. 그 세월 동안에 임 목사님은 교회 둘레에 있는 부동산(대지, 작은 단독주택들)을 하나둘 매입하면서 교회의 지경을 넓혀 가셨다. 15평 주택, 20평 주택들을 계속 사들였는데 아마도 십여 채 쯤 매입한 것으로 기억한다. 주택 매입은 예배당 건물을 신축하는 기반작업이었다. 그렇게 하느라 교회는 담임목사의 사택을 마련하지 못했고 우리는 부임한 이래로 10년 넘게 전세로 얻은 사택에서 살았다. 나중에 교회의 신축이 어느 정도 매듭지어지면서 교역자 사택을 마련하였다. 부교역자 사택을 먼저 마련했고, 담임목사의 사택을 맨 나중에 삼익아파트에 마련했다. 이렇게 영암교회의 역사 속에서 임옥목사님이 오늘의 교회를 이루는 기초를 다졌다고 본다. 임옥목사님이 부임하신 이래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교역하자 영암교회는 날로 부흥하였다. 주일예배가 1부에서 2부로 늘어났고 조금 더 지나서 3부로 늘어났다. 나는 목사 사모로서 교회 안에서 별 역할 없이 예배만 드렸는데 한번은 당회에서 이런 논의를 했다고 한다. "영락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셨던 사모님이 왜 우리 교회에서는 가만히 앉아 계시느냐?"고 한 것이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교회 교인들의 정서는 사모님이 교회 일에 관여하고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영암교회 당회는 나더러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인도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아마도 영암교회의 교인들 가운데는 교직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교회의 문화와 정서가 이런 점에서 개방적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20년 이상 성경공부를 인도하였다. 장로, 권사, 제직 등 거의 모든 교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주일 오전 10시부터 성경공부를 인도했고 11시 30분에도 인도하여 주일에 두 번의 성경공부 모임을 가졌다. 이렇게 내가 영암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기를 구약성경 창세기로부터 신약성경 요한계시록까지 세 번 반복해서 가르쳤다. 교인에게 교회생활의 기본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것이 성경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영암교회 장로님들 가운데서 몇몇 분은 나에게 "사모님, 제가 집사 때 성경 많이 배워가지고 장로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목사 사모의 교회 봉사는 그 교회의 사정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다. 많은 경우에 사모들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역을 하는데 예를 들어 집안 형편이 몹시 어려운 교인 가정을 드러나지 않게 돕는다든지 혹은 특별한 어려움을 남몰래 겪고 있는 교인을 정기적으로 만나서 개별적으로 상담하는 일 등이다. 사모들이 교인들과 함께 교회의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거나 설거지를 하며 몸으로 봉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사 사무가 전문 자격증을 가진 교육자(예, 유치원 원장 자격 등)인 경우에는 목회의 한 영역(교회교육 분야)을 ㅏㅌ아서 운영하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영락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쳤고 정신여자중·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 일했기에 이러한 경험을 배경으로 삼아 영암교회에서도 장년부 성경공부반을 맡아 가르쳤다.
 
성경공부는 내가 임옥 목사님의 목회에 부분적으로 동역했던 영역이다. 임 목사님 역시 성경연구에 엄청나게 큰 관심과 열정을 가진 분이셨다. 그래서 임 목사님이 영암교회에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 부부가 힘써서 어떡하든지 교인들로 하여금 성경을 사랑하는 교인이 되도록 하는 일이 우리의 할 일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에 우리 부부는 영암교회에서 성경공부에 모든 힘을 쏟아 부었고 그런 점에서 나는 임 목사님의 목회 동역자였다. 임 목사님이 강단에서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인들을 믿음으로 훈련시키셨고 나는 교실에서 성경공부 교육을 통해 그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시켰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동역 목회를 했다.

이연옥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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