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위한 제2의 고향 로뎀선교교회

외국인 노동자 위한 제2의 고향 로뎀선교교회

[ 교단 ] 로뎀선교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12월 04일(화) 10:56
   

"외롭고 상처 많은 외국인들에게 교회는 제2의 고향이에요, 목사님은 고향의 어머니와 같은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한 우리의 영적 양육자이시죠" 2년 전 인도에서 온 하리하란(39세)씨.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철판 제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일주일 동안 공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총 60시간.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매월 1백만 원 이상의 생활비를 보내야 하므로 밤과 낮 쉴 시간이 없다. 몇 일 전 근무 중에는 손가락까지 다쳐 치료를 위해 집에서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고된 노동과 고향과 가족을 떠나온 먼 타국의 생활은 날씨가 더욱 추워지면서 하리하란씨의 몸과 마음도 지치게 했다. 즐겁게 놀면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싶지만, 마땅히 즐길 수 있는 '놀 거리' '먹거리' '구경거리'도 없다. 그의 입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죠, 아플 때 병원도 쉽게 갈 수가 없고요, 미치도록 외로워 눈물 날 때 안기고 싶은 사람, 손잡고 싶은 사람도 볼 수 없어요…(눈물), 그럴 때는 교회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그곳에는 고향처럼 따뜻한 사랑이 있거든요, 저의 고향은 바로 로뎀선교교회입니다"
 
한국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특수선교를 목적으로 설립돼 법무부 사회통합운영기관으로 선발된 작은 교회가 있다. 고향처럼 따뜻한 교회, 어머니와 친구 같은 목회자가 섬기는 교회, 함해노회 로뎀선교교회(원선화목사 시무)가 그곳이다.
 
경기도 동두천역 인근의 아파트 상가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로뎀선교교회는 작은 교회이다. 면적은 50평 남짓. 한글 강의실, 예배드릴 장소와 커피숍이 마련된 문화공간을 갖춘 교회의 초점은 외국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외국인 노동자이다.
 
교회는 동두천과 인근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업한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지리적, 직업적, 문화적, 사회적 연결망을 분석해 타문화권의 생활에서 더불어 살아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담임 원선화목사는 "복음의 정서적 안정감과 문화적인 욕구의 충족과 한국사회와의 사회적인 통합과 교류를 위한 문화적 대안 공간으로 북카페를 운영하고, 이주민센터가 사회통합운영 기관으로 선발되어 외국인들의 한글교육을 전문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로뎀선교교회의 모든 시스템과 사역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법무부로부터 사회통합운영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경기도 제5 거점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교회는 매주 토요일과 주일에 외국인 근로자와(E-9) 사업 비자로(D-8)와서 한국의 동두천, 보산, 덕정, 양주 등의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실 주말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주중에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북카페를 통한 상담사역과 이주여성들의 가정에서 음식만들기, 커피 바리스타교육, 악기교육과 1:1 맞춤형교육, 소그룹 한국어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원 목사는 "로뎀선교교회는 한국어 교육과 소그룹 성경공부와 예배를 통하여 가족과 같은 연대감 속에서 이주민선교의 기본 욕구들을 성경적인 방법으로 승화시켜 줄 수 있는 지역의 특성에 부합한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이주민선교 구조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추진하고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의 삶의 자리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이주민들의 필요와 요구에 하나님의 사랑과 헌신하는 삶으로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회는 외국인들의 아픔을 감싸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하리하란씨처럼 '코리안 드림'을 품고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79만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50시간 넘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근무를 포함해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는 것.
 
결국 교회가 앞장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권익을 위해 힘쓰고, 정부의 손길이 미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데 목표를 설정했다.
 
원 목사는 "우리 교회는 외형적인 성장, 큰 교회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건물보다는 하나님의 사역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잘 섬기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고향 같은 교회, 누구나 와서 사랑을 받고, 먹고 마시며 즐기는 교회,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로뎀선교교회는 예배당이 마련된 상가 건물의 임차인 요청으로 계약 만료와 동시에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결국 교회는 외국인을 위한 쉼터와 이주민복지종합센터를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땅을 마련했다. 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원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해주는 일은 멀리 보면 우리 국민복지보다 우선해야할 일이며 반듯이 개선돼야할 문제이다"며 "한국교회의 사랑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받은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현지인 선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원 목사는 "교회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섬기는 것은 고향종족 선교 사역의 가능성을 위한 거시적인 안목을 내다보는 사역이다"며 한국교회가 외국인 노동자 선교를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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