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갈 우리의 이웃, 낯설음부터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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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2년 11월 20일(화) 11:28
한글교실, 한국요리 배우기, 멘토링 등 다양한 목회 프로그램 실천 필요
 
단일 민족임을 강조해 왔던 우리 나라가 다민족 사회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사회에 대한 학습 부족 등으로 인해 늘어나는 다문화 가족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고 여전히 이들을 이방인 취급함으로써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소외계층 즉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인구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가 넘어서면 '다민족 사회'로 구분되고 5%가 넘으면 '다민족 다인종사회'로 구분된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12년 6월 현재 1백40만 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우리사회는 2008년 8월 1일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2%이상이 외국인으로 집계돼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97회 총회 주제 총회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의 실천 과제로 제시된 다섯가지 주제 중 '다문화가족의 벗'이 포함된 것도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대상에서 '다문화가족'을 빼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제에서 말하는 '다문화가족'의 의미는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총칭한다. 즉 결혼 이민자, 귀화 허가를 받은 자, 대한민국 국적자로 이루어진 가족 등이 이에 포함된다.
 
총회는 주제 해설을 통해 "이제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용어를 자랑으로 삶아 왔던 시대를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통합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라고 오늘을 평가하며, "(다문화가정이)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한국국민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들이 이웃의 동질감을 갖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라며 다문화가정에 취지를 설명했다.
 
신년목회세미나에서 '다문화가족의 벗'에 따른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한 유해근목사(나섬교회)는 다문화 가족의 실태를 정리하면서 "한국인과 외국인 출신의 배우자로 구성된 다문화가족의 경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가의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한국 사회는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인한 갈등 △다문화가족의 자녀 양육과 교육 △사회적 편견과 차별 △경제적 어려움 등을 꼽았다. 그리고 이들이 행복한 가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상호간에 이해하고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매일 눈앞에 놓여 있다"며 교회가 가져야 할 관심과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예배 선교 교육 봉사 친교 등 교회 각 부분에서 실천해야 할 행동 지침과 관련한 과제를 제시한다. 특별히 유 목사는 선교나 전도에 있어서 기독교를 직접적으로 전하는 방식보다는 간접적 혹은 장기적 희망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주민들은 여러 면에서 한국 시민이나 성도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소외를 느끼거나 심리적 어려움, 생존의 위험을 경험하기에 '작은 이'로서의 그들을 조건 없이 환영하는 것으로 관계적 선교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봉사와 관련해서도 유 목사는 "지교회에서 다문화가족을 섬기기 위한 봉사의 형태는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봉사를 시행하기 전에 다문화가정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사전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을 섬김의 대상으로 놓고 교회가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욕구를 확인하는 사전조사를 통해 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사역을 계획하고 이를 위한 사역팀을 구성해야 한다. 프로그램으로는 노동상담, 결혼과 가족 상담, 자녀양육과 학교생활지도를 위한 도움 상담, 취업기술과 한국어 습득을 위한 상담, 건강과 교육에 관한 상담 등을 들 수 있다.
 
실천 프로그램의 예로는 이주결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국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이주여성을 통해 다문화 요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통해 이주결혼여성들이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인들이 그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주 여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문화가족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교회에 설치한다.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한국어 능력시험을 대비한 준비를 할 수도 있고, 교회 여전도회원들과 멘토링을 갖춤으로써 한국생활의 기본을 익혀나가도록 안내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각종 자격증반이나 컴퓨터반 등 다문화가족의 경제 기반을 확충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는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축제를 개교회 혹은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서 준비한다. 나섬교회를 중심한 나섬공동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 축제는 각 국가별로 참여해서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을 하고, 참가자들이 어우러져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외로움을 달래는 장으로 자리잡았다.
 
한편 다문화가족이라고 해서 수혜를 받기 보다는 그들을 봉사자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상의빛선교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교인들이 다문화가족을 이해하고,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통해 다문화가족 스스로가 자긍심을 갖고 한국생활을 할 수 있는 효과와 함께 다문화가족과 교인 사회 취약계층 등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부부중심의 결혼이민자 가족 관계 증진 프로그램, 다문화가족 자녀를 위한 장학금 지원, 다문화가족 학부모 도와주기,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역사기행 등이 관심에 따라 교회 프로그램으로 준비할만 하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다문화가족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이미 우리사회는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문화가족도 우리와 함께하는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목회 프로그램에 포함돼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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