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아랍어 선택, '이상 열풍'

수능 아랍어 선택, '이상 열풍'

[ 교계 ] 수능 아랍어 선택 열풍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11월 14일(수) 09:10
수능 외국어 아랍어 선택 이상 열풍
고득점 용이, 친 이슬람문화 확산 우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제2외국어 아랍어가 해마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올 수능에서도 열풍이 이어졌다. 2013년 수능에서 아랍어를 선택한 수험생은 3만6천여 명으로 이는 제2외국어를 선택한 수험생 중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 2005년 수능에서 아랍어가 처음으로 채택됐을 때 지원자가 5백3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9년만에 70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전국의 1천5백65개개 고등학교 중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일반계 학교가 경기, 울산, 광주에 각 1개교 뿐인 점을 감안하면 아랍어에 대한 인기는 이상열풍이라는 지적이 낯설지 않다.
 
이미 교육계와 사회에서도 여러차례 지적된 것처럼 아랍어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고득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치러진 2012년 수능 채점 결과 전체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80점으로 두번째로 많은 수험생이 선택한 일본어의 66점과 비교하면 무려 14점이나 차이가 난 걸 확인할 수 있다. 원점수로 똑같이 만점을 받더라도 최종 점수는 아랍어를 선택한 수험생이 훨씬 높은 셈이다. 이처럼 다른 제2외국어 과목들과 비교해서 고득점이 유리한 이유는 아랍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수험생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중국어나 일어, 독어 등은 해당 문화권에서 살다가 온 수험생들 수만 해도 상당하고 외고에서 아예 언어를 전공하는 수험생도 많아 고득점이 어렵다. 이에 반해 아랍어는 거의 모든 학생이 백지에서 시작해 고득점까지 받을 수 있다보니 입시계에서는 '주인없는 언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수능 이후 EBS가 발표한 수능 예상 등급컷 자료를 보면, 이번 입시에서도 아랍어의 표준점수가 원점수와 비교해 확실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아랍어는 원점수 41점일 경우 표준점수가 72점인데 반해 러시아어는 원점수가 47점은 되어야 표준점수가 71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과목의 경우 그 차이가 더욱 명확하다. 수험생들이 두번째로 많이 선택한 일본어는 원점수 47점에 표준점수가 64점 수준이다.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경우 원점수를 각각 48점, 46점을 받아야 표준점수가 63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아랍어가 다른 과목들에 비해 결과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아랍어 시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언론회(대표:김승동)도 올 수능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교육과정에도 없는 아랍어를 시험에 포함시키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언론회는 "아랍어 과목을 다른 제2외국어처럼 난이도를 높게 조정하든지, 아니면 아랍어 과목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독교계에서는 단순히 난이도 조절 등에 대한 요구 외에도 아랍어 과목을 통해 이슬람 종교에 대한 친근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수능 아랍어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