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잘 섬기는 한산성광교회

어르신 잘 섬기는 한산성광교회

[ 교단 ] 어르신 섬기는 한산성광교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1월 13일(화) 15:15
   

충남 서천군 한산면 호암리에 위치한 한산성광교회(조병상목사 시무)는 '어르신을 잘 섬기는 교회'로 유명하다. "어르신을 섬기지 않으면 우리 교회에 올 수 없다"는 것이 담임 조병상목사의 목회 철학. 2백여 명의 교인 중 절반이 70대 이상인 이 교회는 '복음은 복지와 함께'라는 슬로건 하에 성민노인수발센터, 장수노인복지센터, 가나안복지원(요양소, 입소기관), 요양보호사교육원 등을 운영하며 복지 분야 중에서도 특히 어르신을 잘 섬기는 '노인복지'에 주력하고 있다. 3개월간은 섬김에만 집중하고 은근슬쩍(?) 복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할머니, 예수님 믿어야 천국갑니다."
 
교회는 성민노인수발센터를 통해 매월 복지의 손길이 닿지 않는 80여 명에게 이동목욕, 빨래방, 이ㆍ미용 봉사 등을 실시하고 있고 노인복지재가기관인 장수노인복지센터를 통해 매월 60명 이상의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효자원'으로 통하는 요양보호사교육원(2008년 설립)을 통해서는 지금까지 8백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복지기관의 직원 수만 80여 명, 정부 지원금 외에 연간 교회재정의 3~40%가 복지목회에 투입되고 있으며 교회 바로 건너편에는 월남 이상재선생의 생가가 자리잡고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찾아온다.
 
서울시청 토목과에 근무하며 공직 생활을 하던 중 42세의 나이에 뒤늦게 신학에 입문한 조 목사는 지난 10월 모교인 대전신대에서 교수ㆍ교직원 및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제3회 이자익목회자상을 수상했다. 농촌 지역에 교회를 개척해 20여 년 동안 시무하며 사회봉사 분야에서 탁월한 열매를 많이 거뒀다는 것이 선정의 이유였다. 처음에는 도시목회를 꿈꿨다는 조 목사는 "10년간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셨던 어머니 때문에 복지목회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제는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어느 날 아랫집, 옆집에 계신 분들이 모두 다 내 어머니라는 마음이 들어 어머니처럼 모시기로 했다"고 어르신 섬김을 강조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대전신대 입학과 동시에 전도사 신분으로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결심은 열매를 낳게 한다는 믿음으로" 교회를 개척한 그는 2차례 휴학을 거쳐 6년 만에 학부 과정을 졸업했다. 한산에서 학교까지 차로 1시간 반 거리를 다니면서 4개 주유소를 번갈아가며 사정을 알리고 외상 주유를 했다는 조 목사는 "모든 것이 믿음으로 된 것"이라고 돌아보며 "내가 죽으면 하나님이 살려주신다"고 말했다.
 
한산성광교회에는 어린이부터 장년까지 전 교인이 참여하는 '복지헌금'이 있다. "어르신 공경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이유로 교회학교 학생들에게도 복지목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적은 금액이라도 동참하도록 한다. 중ㆍ고등부 학생들은 물질 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어르신 공경을 실천한다. 주일 아침마다 휠체어 봉사로 어르신들의 예배 참여를 돕는 것. 조 목사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자익목회자상의 수상금 5백만 원을 청소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시작한 성광어린이집(원장:원문정, 40명)에서도 어르신 공경은 필수 덕목으로 교육되고 있다. 남선교회에서는 1년에 15마지기 규모로 벼농사를 하고 쌀 50포대를 전도와 구제사업에 사용하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요즘 이 교회는 '복지타운' 조성을 꿈꾸고 있다. 이미 충남 서천군 마산면 가양리(산 22)에 2만1천1백80평 규모의 땅도 구입했다. 교회에서는 차로 5분 거리다. 조 목사는 복지타운이 조성되면 현재 25명 수용이 가능한 가나원복지원을 확장하고 장례식장, 납골당까지 마련해 "인생의 마지막을 평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꿈의 설계도에는 노후대책이 없는 은퇴목회자를 위한 시설도 포함돼있다. 교파를 초월한 은퇴목회자들이 누구나 와서 무상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고. 탁종수장로는 "할 일은 많고 예산은 적지만 뚝심으로 이어왔다. 예산이 모자랄 때는 목사님이 개인적으로 충당해오기도 했다"며 "하지만 꿈이 있다. 시설 개선을 통해 앞으로 지역의 어르신들을 더 잘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목사는 "요즘 심각한 고민이 있다"며 "80대가 넘어 90세, 100세가 되면 예배의 중요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구원의 확신을 끝까지 놓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노인 복지의 완성이 될 것"이라고 기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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