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벗 대구구민교회

외국인의 벗 대구구민교회

[ 교단 ] 외국인의 벗 대구구민교회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2년 11월 06일(화) 09:44

[작은이의 벗된교회]

소외된 외국인들의 벗이 되는 교회
대구 구민교회

【대구=신동하차장】언제부턴가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여성 사이에서는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뭔가의 물음에 대한 해결책을 구하려면 대구 구민교회(김경태목사 시무)를 찾으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구민교회는 1995년부터 외국인노동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담임 김경태목사가 1991년부터 인력시장 노동자와 노숙인 대상 사역을 하다 지역사회에 외국인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외국인 사역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김경태목사에 따르면, 외국인 사역이 처음부터 수월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주로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 기독교국가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곳에서 온 이들이라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이 많기 때문이다.

김경태목사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근로자들을 접촉해보니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서 기독교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 사역의 첫 걸음이었다"고 초기 사역을 회상했다.

외국인노동상담소는 개소 초창기에 체불임금 및 산재, 송금, 병 치료 등을 상담의 초점으로 삼았다. 요즘에는 비자 상담은 물론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이혼소송까지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료 진료도 해주고 있다. 치과의사 7명, 치과대학생 15명, 보건대학생 30명이 조를 편성해 주일마다 치과진료와 스케일링 등을 해준다. 약은 대구기독교약사회에서 제공을 받아 나눠주고 있다.

한 해 상담소를 찾는 외국인은 약 1만명. 이들을 김경태목사를 비롯한 전문상담사 5명이 돌보고 있다. 외국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워낙 많이 찾다보니 상담소 사람들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고 할 정도다.

외국인들을 가족같이 돌보고 살피다보니 교회가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다. 얼마 전 교회가 이전을 할 때 중국,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근로자들이 4천만원을 모아 보탰다.

김경태목사는 "기독교에 대한 악감정을 서서히 바꿔주니 마음의 문이 열린 것 같다"며 "총회가 '작은 이들의 벗'을 진행할 때는 '벗'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 상대 간에 서열이 정해져있고, 누구는 주고 누구는 받는 개념이 너무 강하면 '벗'으로 다가갈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들과 해외선교도 진행하고 있다. 스리랑카에 쓰나미가 강타했을 때는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들과 대구 중심가로 나가 모금활동을 진행해 1억원을 모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돈에다 본교단 총회에서 지원한 5천만원을 합해 스리랑카로 건너가 정부 실무진과 협의 끝에 교육센터를 지었다. 일종의 사회교육센터로 운영돼 수많은 이들의 자립기반을 확보해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왔을 때도 인도네시아 근로자들과 모금활동을 해 9천만원을 모았다. 마찬가지로 본교단 총회가 3천만원을 지원해 교육센터를 만들었다.

또한 미얀마에 사이클론이 불어닥쳤을 때도, 파키스탄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모금활동은 계속됐다. 여기서 모아진 기금은 총회 파송 선교사를 통해 구호물품을 구입하고 지원하는데 사용됐다.

최근에는 이주여성 상담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주로 이혼상담이 많은데,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하면서 상담은 시작된다. 그러면서 남편과 시댁 쪽에 중재를 시도하며 최대한 가정이 회복되도록 돕고 있다.

김경태목사는 "이주여성들을 상담하다 보면 한국인의 비인간적인 면을 많이 보게 된다. 한국인 남편과 시댁 쪽으로부터 학대당하는 이주여성이 상당히 많다"며 "그래서 교회 3층에 이주여성 쉼터를 별도로 만들어 여성들을 돌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교회와 부설 상담소가 외국인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다보니 자연히 당사자들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는 성경말씀을 일점일획 어긋남없이 지키는 곳이 바로 구민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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