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출판사업회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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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 여전도회 출판사업 회고

이연옥명예회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30일(월) 14:40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내가 임원으로서 여전도회의 활동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활동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괜히 여기서 시간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회의를 품고서 모임에 참석하는 동안에 한 회기, 두 회기가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여전도회 회원들의 헌신적 자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떤 회원이든 모두 자발적으로 나서서 여전도회를 위해 헌신했다.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고 모임을 위해 서로 독려하고 여전도회의 사업을 위해 아낌없이 헌금했다. 그 본성상 아름답고 예쁜 것을 추구하는 여성인데도 자기의 몸치장에는 지극히 아끼며 절제했고 그러면서 복음전파와 선교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힘껏 헌금하는 모습이 눈에 띈 것이다. 이렇게 헌신하는 자세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쌓여 온 것이고, 또 이러한 헌신이 여전도회의 전통으로 내려오는 것임을 깨달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여전도회가 나에게 "아름다운 단체"로 나타났다. 김필례 선생님도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여전도회 선배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렇게 좋은 선배님들을 만났던가!"하고 감탄하며 참으로 행복해진다. 만일 내가 여전도회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에서 저렇게 아름다운 여성들을 결코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1975년에 나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2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아름다운 여성 단체 여전도회가 맡겨 주신 직분을 열심히 감당하고자 했다. 그런데 여전도회 회원들의 헌신으로 빚어진 그 아름다운 활동이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장으로서 선배들의 훌륭한 신앙정신을 이어가면서 그 전통을 계승하고 싶은데 거기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커다란 위기의식으로 엄습해 왔다. 자칫하면 여전도회의 정신과 전통이 대를 이어 계승되지 못하고 단절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었다. 겨울 강산에 소복이 쌓인 눈이 아침 햇살에 반사되면 그 하얀 빛이 눈부시고 아름다우나 그 눈이 햇볕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이 여전도회의 아름다운 헌신이 기록으로 남겨져 있지 않은 까닭에 세월 따라 언젠가 잊혀지다가 결국 후손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이 무렵 나로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여기에 어느 젊은 여성이 참석했다. 평소에 YWCA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그 여성은 이 세미나에 뭔가 잔뜩 기대를 하고 참석했는데 입구에서 나눠 주는 자료가 달랑 순서지 한 장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이 세미나가 YWCA의 행사와 비교되었다. "아니, 자료가 이것 밖에 없나요? YWCA에 가면 한보따리씩 주는데." 그 여성은 나중에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의 총무가 된 신선 씨였다. 이 일에 자극을 받은 나는 이때부터 여전도회 전국연합회가 주관하는 세미나와 행사 문건을 역사자료로 정리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역사자료에 대한 나의 관심은 내가 경북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창립 50주년 '희년'인 1978년부터 나는 1978년부터 나는 여전도회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먼저 주선애 선생님에게 청탁해 '장로교여성사'를 집필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도회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방침에 관하여 약 4백쪽 분량의 원고를 집필해서 1980년에 '여전도회운영지침'을 발간했다. 그리하여 주 선생님은 여전도회의 역사를 집필했고 나는 여전도회를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지침서를 집필했다. 우리 두 사람이 동역하여 각자가 맡은 글을 썼다. 그 다음에는 목회자가 교회에서 여전도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내가 정리하여 집필해서 1982년 단행본으로 발간했는데, 그 책의 제목을 '여전도회좌표'라고 정했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나는 '여전도회학', '대한예수교장로회 여전도회 100년사' 등을 집필해 발간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저술 작업들은 내가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의 회장직을 맡고 선배들의 아름다운 자발적 헌신이 기록으로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위기감 속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고 역사자료로 만들어서 우리 선배들의 훌륭한 신앙정신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여전도회의 아름다운 전통이 잘 계승되도록 하자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 일을 계속 잘 추진하기 위해 1982년 여전도회의 조직 속에 '출판사업회'를 세웠다.


이연옥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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