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탐방 17. 새물결플러스

출판사 탐방 17. 새물결플러스

[ Book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4월 24일(화) 11:07
한국 기독 지성의 회복ㆍ부흥 위해 힘쓰는 기독출판계의 혜성

새물결교회가 설립한 신학전문도서 출판사
"'생각하는 힘 키우기 위해 신학과 인문학,
신학과 자연과학의 가교 역할 할 것"
 
   

기독 출판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새물결플러스'가 이름 그대로 새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년 8개월간 38권의 책을 낸 신생출판사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8일 방문한 새물결플러스는 목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특별한 간판 하나 없지만 한켠으로 빼곡히 쌓인 책과 각자 작업에 몰두하느라 조용한 사무실 분위기가 여느 출판사와 다름없는 모습이다.
 
올바른 신학과 기독 지성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설립된 새물결플러스는 지금까지 '바벨탑에 갇힌 복음' '탐욕의 복음을 버려라'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 '지성의 회심' '이집트 10가지 재앙' '한국교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산다' '하나님의 흔드심' 등 하나같이 묵직한 책들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미국 어드만(Eerdmans)사와 같은 신학전문도서 출판사를 꿈꾸고 시작했지만 최근들어 전략을 일부 수정했다. 미국과 달리 신학도서 한 권을 출판할 때마다 수천만 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에 부딪히면서다. 신학도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번역, 교정ㆍ교열, 참고도서, 색인 등… 잘 하려고 하는만큼 적자가 났다.
 
"많이 변질됐고 타협했어요." 한 손에는 책을, 한 손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나타난 새물결플러스 김요한대표의 첫 마디였다. 벌써 백기를 든 것일까. 김 대표는 "2억 정도 초기 투자하고 매년 1억씩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판이었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했다. 그렇다고 포기를 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양질의 도서를 보급하겠다는 초심에는 변함이 없다. 경제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꼭 필요한 책이라면 시장 상황에 따라 원고를 묵혀두지는 않겠다는 출판사의 방침에 따라 올해만도 20여 권의 신간 서적이 출간될 예정이다.
 
새물결플러스가 이렇게 신인다운 패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김요한대표가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새물결교회(예장 합동) 교인들의 헌신이 있었다. 교인들은 한 가정당 매달 5만원, 10만원씩 출판헌금을 작정했고 교회 예산 중 15% 이상이 출판사를 위해 쓰였다. 지금까지 10억 가까운 비용이 투입됐지만 교인들 중 누구 하나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가 없었다. 3백50명의 중소형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분명 버거웠을 일. 한국교회와 사회를 섬기겠다는 공감대가 충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한국교회 위기의 본질은 '생각하는 힘이 너무 약하다'는데 있다"며 간증집, 설교집 위주의 현 기독교 출판계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러한 책들이 주를 이루면서 교회의 사회적, 역사적 책임을 제시하지 못하고 신앙의 연성화, 개인화, 추상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총신대 신대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등에서 신학의 스펙트럼을 넓힌 그는 "2천년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오늘날 한반도의 현실을 반영한 신학이 필요하다"며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신학과 인문학, 신학과 자연과학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새물결플러스의 비전을 소개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저자 발굴, 목회자 재교육 위한 신학연구소 설립, 신학 전문출판인력 양성 등을 과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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