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당신만 바뀌면 돼! 당신이 문제야.

4. 당신만 바뀌면 돼! 당신이 문제야.

[ 상담Q&A ] 상담Q&A

오제은교수
2012년 04월 10일(화) 09:32

   
Q. 저희는 결혼한 지 20여 년 정도 된 중년부부입니다. 신혼 초부터 시작된 밀고 당기는 싸움이 이제는 지겨울 때도 됐는데 여전히 타협이 안 됩니다. 항상 "당신만 바뀌면 돼! 당신이 문제야"를 서로 외치면서 소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어떤 때 기도하다보면 "아니야. 내가 문제지. 내가 바뀌어야지" 하다가도 마음 속에 쌓여만 가는 화를 풀 수가 없습니다. 끝나지 않는 이 싸움을 어떻게 하면 끝낼 수 있을까요?


A. 두 분께서는 지금 게임(Game)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슨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류분석전문가인 에릭 번(Eric Bern)은 "우리는 누구나 게임을 하고 산다. 그러나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 게임의 핵심은 서로를 변화시키려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나한 테 맞춰! 당신이 문제야! 당신만 바뀌면 돼! 날 사랑한다면서 이것도 하나 못 맞춰줘!" 대부분의 부부들은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남편이 저에게 말하길 "제 아내만 부부상담 가면 돼요. 전 그런 거 필요 없구요. 이 사람만 가서 바뀌면 됩니다" 하면, 그 아내는 "아이고…. 웃기고 있네. 당신이나 가세요. 진짜 문제는 당신이야"라고 말합니다.
 
부부는 현재 서로에게 "당신이 문제야! 당신만 바뀌면 돼!"라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계속하다보면 부부 중 한쪽이 병에 걸리거나 우울증에 걸리고 자녀는 어딘가에 중독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아니야. 내가 바뀔게. 내가 문제야. 내가 당신한테 잘할게"라고 서로 자신의 탓을 하는 부부들도 있습니다. 이건 뭔가 다른 내용인 것 같지만 사실은 두 가지 모두 불가능한 시도(Impossible Mission)이며,똑같은 패턴입니다. 결국 서로 상대방을 자신의 마음의 잣대에 맞춰 변화시키려는 것인데, 이제 그 마음의 잣대를 내려 놓아야만 합니다.
 
도망가는 사람이 왜 도망갈까요? 계속 쫓아오니까 도망갑니다. 그럼 왜 쫓아갈까요? 계속 도망가니까 쫓아가게 됩니다. 이 게임은 멈추어야만 끝이 납니다. 부부는 자신들이 이런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현재 이 부부가 하고 있는 게임의 내용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받아봤어야 했지만 받지 못했던 것,상처받은 것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부터 발달된 것들입니다. 부부관계의 변화는 상호작용 패턴의 변화로부터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를 변화시키려는 게임을 멈추고 상대방의 상처를 이해하고,상처의 치유를 위한 상호협력자로서의 치유적이고 협력적인 건강한 패턴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제은교수 / 목사ㆍ숭실대학교 상담심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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