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편향' 유감

'정치적 편향' 유감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3월 20일(화) 15:57
오는 4월11일 총선을 앞두고 교계에서도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홍보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국교회는 지난 대선 때 현 정권과 너무 밀착한 결과 오히려 그 역풍으로 타종교와 사회로부터 종교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대사회적 이미지도 실추되는 역풍을 맞았기 때문에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만큼은 그러한 우(愚)를 또다시 범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인 셈이다.
 
지난 14일 미래목회포럼(대표:정성진)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공명선거 캠페인을 펼치며 기독교 유권자 실천 행동지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미래목회포럼은 기독교 유권자 실천 행동지침 7단계로 △선거 과정에 관심갖기 △정직한 후보에 대해 관심갖기 △좋은 공약 지지하기 △교회 내 편중된 설교나 특정인,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지지후보 소개행위 금지 △돈 뿌리는 후보 떨어뜨리기 △돈 안드는 선거 위해 자원봉사하기 △기도하고 빠짐없이 투표하기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 항목 중에서 취재기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조항이 있었다. '정직한 후보에 관심 갖기'라는 항목 중에 '학생인권조례 지지자는 안됩니다'를 비롯한 일부 세부항목이 바로 그것. 현재 본교단은 '학생인권조례'의 시행을 둘러싸고 반대입장이긴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보ㆍ혁 의견이 엇갈리며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래목회포럼은 이러한 세부사항에 대해 반(反)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절대불가'라는 말을 덧붙여 뽑지 말아야 할 후보로 못박기까지 했다. 논리적으로 유권자가 미래목회포럼이 제시한 투표 기준에 따르려면 사실상 특정진영의 정당 후보는 찍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교회가 특정인이나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거스르는 모순일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교인 전체에 제시하는 '기독교 유권자 실천 행동지침'이라는 측면에서 미래목회포럼의 이번 발표는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엔 앞뒤가 맞지않아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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