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평화를 만들어가라

교회여, 평화를 만들어가라

[ 기고 ] 3. 세계교회 협의회(WCC)와 핵 개발

고영은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2월 13일(월) 15:08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경부터 미국과 소련은 각기 동맹 국가들과의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여 무기와 군사력을 증대하고 대결을 준비하는 냉전체제로 돌입하게 되었다. 1954년 이후에는 유럽에서 나토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등 동서유럽의 군사동맹체제가 이루어지며,미국과 소련은 모든 노력을 다해 핵무기의 개발은 필연적으로 핵무기 실험을 동반하게 되며 공중이나 해저,지하에서의 핵무기 폭발실험은 자연히 인근 주민들이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나 소련 안에서 군축을 논한다거나 핵실험 금지 및 사용을 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속에서 1954년 에반스톤에서 열린 "세계교회 협의회 호소"라는 문서가 채택되어 핵무기 사용 반대를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이 호소문에서는 분열된 세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계는 우선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포기하는 선언이었다. 핵에너지에 대해서는 평화적 사용을 긍정적으로 보고,파멸적 사용을 기술적으로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유엔의 핵에너지 평화적 사용 결의안을 환영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의 창설을 제안하고 지지했으며,이 기구가 유엔의 틀 안에서 유지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시기만 해도 미.소 양 강대국들의 핵무기 개발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혈안이 되어있던 시기였지만 세계교회협의회는 핵에너지와 핵무기의 평화적 사용을 주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규율을 통해 핵무기 제한적 사용과 전면전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규율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1961년 11월 19일부터 12월 5일까지 뉴델리에서 핵실험 금지 문제를 논의했고,1966년 제네바회의에서는 화생방 무기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1975년 나이로비대회의 보고서는 핵무기가 가지는 엄청난 파괴력은 "모든 이성적인 전쟁목표의 균형들을 능가하는 것" 이라는 데 기초하고 있다.
 
둘째,핵무기들의 사용은 결코 전투요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핵무기가 가지고 있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은 재래식 무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결론을 산출할 수 있는데,첫째는 핵을 통한 전쟁 수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아야만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의한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서 핵위협전술은 불의한 행동이 가지는 극악함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핵무기는 그 자체가 죄이며,그러한 무기들을 소유하는 것과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저주스러운 것이며,교회는 저주스런 것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믿는다. 여기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핵전쟁 뿐 아니라 핵위협체제에 대한 비윤리적 규정화로 나아갔던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핵무기 제한협정이 정치적으로 체결되고 핵무기에 대한 규탄과 비판이 보편화 되면서 WCC의 선언문이나 입장은 점차 일반적 군축과 무기판매,경제 정의,군사주의 반대에로 중점을 바꾸어 갔다. 1991년에 열림 제7차 WCC 캔버라 총회(Canbera Assembly)는 그동안 난제였던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교회를 회원국으로 가입시키고,북한의 조선그리스도 연맹 대표들을 옵서버로 참석케 하여 예배를 드리고 교류 했다. 그 후로 8차 하라레 총회(1998),9차 알레그레 총회(2005)가 있었지만 폭력,경제정의,노동 문제들을 다루었지만 구체적인 핵무기나 핵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다루어지지 못했다.
 
핵 개발에 대해서 세계 교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전제들은 핵 개발에 대한 거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 핵 개발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핵에 대한 감축 내지 폐기를 논의 해야 할 때,분명히 해야할 점은 동등한 핵 개발 및 폐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중국,일본(잠재적 핵 보유국),러시아 등 핵 강국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보유한 핵무기만 해도 전세계의 95%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 뿐만 아니라 이들의 핵 감축 및 폐기 또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 협의회 10차 대회는 이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의 평화를 깨고 전쟁의 위험으로 내몰고 있는 중심에는 핵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이라크 전쟁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고 중동국가들의 이스라엘 핵무기에 대한 위협,이란과북한의 핵,그리고 핵 강대국들의 핵 미보유국에 대한 거듭되는 핵위협 발언등은 국제 사회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핵에 대한 감축 및 폐기는 상대성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미국 오바마의 '핵 없는 세상'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화평케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화는 일방적 강요가 아닌 상호 긍정의 '상호 생존'의 관점에 서서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