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나치게 의존적인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어떻게 하면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4. 지나치게 의존적인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어떻게 하면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 상담Q&A ] 상담Q&A

김대동목사
2012년 02월 06일(월) 17:12

   
Q : 저는 30대 후반의 가정주부로,여동생과 남동생이 한 명씩 있습니다. 부모님 덕분에 좋은 사립학교를 다녔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결혼해 딸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친정 가족들은 자주 못 본다는 이유로 하루에 10여 차례가 넘도록 전화를 합니다. 아침 일찍 결혼한 여동생이 전화를 하고 곧 어머니의 전화로 이어지는데,집 안 일들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꼭 아버지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이것이 힘들어 때때로 남편에게 이민가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제가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싶어 그저 참고 있을 뿐입니다. 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친정 식구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우리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그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매님의 경우는 본연의 자리 이외에 또 다른 많은 역할과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인데,친정어머니의 정서적인 대리 배우자로,또한 동생들에게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들은 가족이라는 체계에서 볼 때에 과잉기능 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이것은 필연적으로 아버지의 과소기능과 맞물려 있습니다.
 
물론 가족들 간의 친밀한 관계와 원활한 의사소통 자체를 문제시하거나 역기능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만,그러나 가족 안에서 정서적인 독립을 갖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적당한 심리적인 거리와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며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관계의 경계선(boundary)'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가족상담에서는 '분화'라고 말하는데,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관계의 틀이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관계가 헝클어지며 나아가 융합의 현상까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자매님의 원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자매님 사이에 일종의 삼각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삼각관계란 가족 간에 불안이나 갈등으로 말미암아 긴장이 고조될 때 당사자인 두 사람이 직접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대신 제3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갈등 관계를 겪으며 지원군으로 자매님을 붙잡게 된 것이고,그리하여 모녀간의 융합된 관계는 자연스레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무엇보다 건강한 경계선 짓기가 먼저 필요합니다. 성경에서도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룰 경우 '부모를 떠나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융합되고 밀착된 관계는 친정은 물론 자매님의 가정까지 건강하게 서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잉기능하였던 어머니의 대리 배우자 역할이나 동생들의 아버지의 역할을 내려놓고 부모님 상호간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힘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버지께서 다시금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찾아 건강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믿음과 사랑으로 응원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리매김하여 그 역할을 잘 감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매님의 과잉기능 현상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관계의 회복으로 행복한 가정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김대동목사 / 분당구미교회ㆍ총회상담아카데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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