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Q&A ] 상담Q&A
김대동목사
2012년 02월 06일(월) 17:12
A : 우리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그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매님의 경우는 본연의 자리 이외에 또 다른 많은 역할과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인데,친정어머니의 정서적인 대리 배우자로,또한 동생들에게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들은 가족이라는 체계에서 볼 때에 과잉기능 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이것은 필연적으로 아버지의 과소기능과 맞물려 있습니다.
물론 가족들 간의 친밀한 관계와 원활한 의사소통 자체를 문제시하거나 역기능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만,그러나 가족 안에서 정서적인 독립을 갖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적당한 심리적인 거리와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며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관계의 경계선(boundary)'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가족상담에서는 '분화'라고 말하는데,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관계의 틀이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관계가 헝클어지며 나아가 융합의 현상까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자매님의 원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자매님 사이에 일종의 삼각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삼각관계란 가족 간에 불안이나 갈등으로 말미암아 긴장이 고조될 때 당사자인 두 사람이 직접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대신 제3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갈등 관계를 겪으며 지원군으로 자매님을 붙잡게 된 것이고,그리하여 모녀간의 융합된 관계는 자연스레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무엇보다 건강한 경계선 짓기가 먼저 필요합니다. 성경에서도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룰 경우 '부모를 떠나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융합되고 밀착된 관계는 친정은 물론 자매님의 가정까지 건강하게 서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잉기능하였던 어머니의 대리 배우자 역할이나 동생들의 아버지의 역할을 내려놓고 부모님 상호간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힘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버지께서 다시금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찾아 건강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믿음과 사랑으로 응원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리매김하여 그 역할을 잘 감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매님의 과잉기능 현상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관계의 회복으로 행복한 가정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김대동목사 / 분당구미교회ㆍ총회상담아카데미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