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태도에서 180도 변화된 성격

소극적 태도에서 180도 변화된 성격

[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 이연옥명예회장의 '향유 가득한 옥합' <4>

이연옥명예회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30일(월) 15:13
나는 본래 타고난 체질상 남들 앞에 나서는 일에 매우 소극적이고 소심한 편이었다. 젊은 시절 교회학교 교사로 일할 때였다. 예배시간에 대표기도를 드리는 순서가 있었는데,한번은 부장 선생님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연옥 선생 나와서 기도하십시오"라고 하셨다. 그 순간 나는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는데 어린 아동들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다가 떨리는 손을 좀체 가다듬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양손으로 교탁을 꽉 쥐고서 기도를 드렸는데,그래도 계속 손이 떨리는 통에 교탁이 덩달아 들썩였다. 목소리도 파르르 떨렸고,기도의 끊어짐과 이어짐이 반복되면서 더듬거렸다. 처음엔 눈을 감고 기도드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눈을 살그머니 뜨고 내 모습을 보며 저희들끼리 서로 킥킥 대고 웃기까지 했다. 대표기도를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정신이 없었고 머릿속은 온통 하얗게 되어 버렸다. 그때 그 시간 나는 교회학교 교사로서 체통을 단단히 구겼고 아이들에게 창피를 톡톡히 당했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렇게 소심했던 나의 지난 날이 문득 회상되는 가운데 나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내가 회장이 되어 여전도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자 이제까지의 참여 자세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가져야 했다. 내가 변화되고 달라져야만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내가 회장이 되어 여전도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자 이제까지의 참여 자세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가져야 했다. 내가 변화되고 달라져야만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맨 먼저 한국교회 여전도회의 역사를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하고 회장직을 수행하고자 했다. 물론 지금까지 강의준비를 하면서 여전도회의 역사를 공부하길 했지만 선배들의 훌륭한 신앙행적을 존경하는 가운데서 막연하게 아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보다 더 구체적이고도 자세하게 여전도회의 역사를 파악하고 싶었다. 이것은 아마도 내가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기 때문에 우러나는 관심이기도 했고,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중고등학교 교장으로서 행정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회장으로서 여전도회의 행정업무와 대외활동을 역사적으로 자세히 분석해 보고 싶었다. 어느 단체든 그 단체의 역사를 훤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주어진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록 보았기 때문이다.
 
먼저 임원회 회의록이 온전하게 기록되어 전해 내려 오는지 알아보았다. 정확하게 기록된 임원 회의록이 다음 세대에게 전해져 내려와야만 역사 속에서 무슨 안건들이 다루어졌고 또 그것들이 어떻게 결의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이것을 토대로 삼아 여전도회 임원회가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그동안 여전도회가 복음전파를 위해 수 많은 선교사를 국내외에 파송해 왔고 다양한 봉상활동을 펼쳐 왔는데,여기에 대한 보고서와 문서자료들이 잘 전해 내려오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너무 아쉽게도 기록되어 내려오는 자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직전 회장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자료가 거의 없지. 우리야 다 은혜로 하니까"라고 하셨다. 그제야 나는 지금까지 임원회가 구두 보고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실행위원회의 운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때부터 나는 눈에 띄는 대로 여전도회 관련 자료를 모아서 정리하게 했다. 1978년부터는 자료 수집 차원에서 내가 직접 여전도회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1980년대 초반에 여전도회 다음 세대를 위한 문서자료의 제작을 위해 출판사업회를 조직했다. 이 사업회의 이사회는 연합회의 경상비로 자료집을 출판하지 않고 출판을 위한 기금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기금 찬조액은 30만원이었는데 많은 회원들이 여기에 동참하여 도서출판을 위한 기금이 충분히 적립됐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 기금으로 여전도회 관련 단행본 다수와 자료집을 제작했다. 이렇게 출판사업을 위한 재정이 확보되었기에 여전도회가 출판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출판된 책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여전도회 연합회가 판매함으로써 출판 사업의 운영도 수월하게 돌아갔다. 여전도회 출판 사업의 주된 목적은 후배들이 선배들을 스승으로 존경하는 가운데 그분들이 남겨 주신 아름다운 신앙유산을 길이 기억하며 그 뒤를 따르고자 하는 기록자료로 보전하는 데 있다. 여전도회의 선배들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그 뒤를 따르고자 흠모하는 지금의 여전도회는 참으로 아름다운 여성 단체이다.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명예회장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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