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시설 설치 검토 … "시대착오적 행보"

사형시설 설치 검토 … "시대착오적 행보"

[ 교계 ] 교회협 회원교단들 법무장관 발언 규탄, 사형제 폐지 최선 다할것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3월 23일(화) 16:25
   
▲ 본교단 인권위원장 최세근목사(우측에서 두번째)가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관계자들과 함께 사형제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은 어떤 이유로도 박탈될 수 없으며, 공권력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그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의 사형제 합헌 결정, 지난주 현 법무장관의 청송교도소 사형시설 설치 검토 지시 등 최근 정부와 여론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전병호) 회원 교단들이 '시대착오적인 행보'라며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본교단 인권위원장 최세근목사(송탄한마음교회)를 비롯해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정부가 사실상 사형 폐지국인 우리나라에서 다시 사형 집행을 언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생명을 중시하는 가치관 △민의에 귀기울이는 민주주의 △사람다운 법치주의 △소수자와 약자 우선 정책을 확립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또한 강력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의 폭력문화, 성공지상주의, 계증간 불평등, 향락문화, 생명경시 풍조 등을 개선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본교단 인권위원회도 사형제를 '생명을 살리려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마땅히 폐지돼야할 법'으로 규정하고, 국내외 인권 단체들과 연대해 전세계에서 사형 집행이 없어지도록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본교단은 1990년 사형제도폐지위원회를 조직해 사형폐지운동에 힘써왔으며, 현재는 총회 인권위원회를 통해 사형 폐지를 지지하며 각 교단과 협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각 교단의 입장 발표에 앞서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상임대표 문장식목사는 1983년부터 사형장에서 만난 74명의 사형수 이야기를 전하며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하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형장에서 떠나보내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협 정의평화위원장 정상복목사도 오심으로 억울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에 대해 국민들이 가져야 하는 죄책감을 말하며, 진정한 형벌은 일단 사람을 살려놓고 뉘우치며 교화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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