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으로

부모의 마음으로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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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05일(화) 19:03

박중근/목사 ㆍ 동서울교회

나는 신대원에 입학할 때 이미 세 살 된 아들을 하나 두었다. 당시 나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아들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는 자식이 아들 하나밖에 없다. 하나 아들, 목회하는 나에게는 좋은 것 같으나 아들에게는 외롭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가끔 들 때가 있다.

간혹 자식을 많이 둔 부모의 경우를 보면 좋은 면도 보지만 그렇지 않는 면 또한 보게 된다. 그것이 무엇인가? 대부분의 자식들은 낳고 길러주신 제 부모께 효도 하지만 소수의 자식들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프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에 어떤 자식들은 부모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자식들도 있다. 그럴 때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찢어지겠지만 그러나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의 잘못된 행동을 덮고 가려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제 자식의 허물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되면 자신이 자식의 허물을 대신 지고 간다. 이것이 부모이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하나뿐인 아들을 내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길러왔지만 그런데도 가끔은 나에게 함부로 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아들의 허물이나 흉을 보지 않는다. 대신 나는 아들의 잘하는 것만을 드러내려고 한다. 틀림없이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다. 그럴진대 교인들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교인들 가운데는 믿음생활을 잘하고 예쁘게 하는 이들도 있지만 개중에는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또 어떤 교인들 가운데는 목회자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하는 이들도 있다. 그 때 목회자도 인간인지라 상심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알 수 없지만 근자에 들면서 내 속에 다음과 같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박 목사야! 네 속으로 난 네 아들도 네게 함부로 하고 네 마음을 아프게 할 때가 있는데 교인들이야 말해서 무엇 하겠니? 그런데 내가 너를 네 교인들 앞에 영적 부모로 세웠단다. 그러니 교인들이 네게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해도 그들을 네 아들처럼 감싸주고 덮어주고 묻어주며 그들의 허물은 네가 대신 지고 가야 하지 않겠니? 너로서는 잘 안 되겠지만 그들에게 너는 영적 부모이니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니?"라는 마음을 말이다. 나는 이 마음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축복이라 생각한다.

그 때부터 내게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하나의 예를 들면 교인들이 내 앞에서 아름답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 곧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하며 동시에 다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박 목사야! 너는 저들의 영적 부모란다. 그러니 너는 저들의 저런 말과 행동을 당연히 받아주고 안아주고 감싸주어야 해"라는 말과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면 나는 곧 평상심을 회복하게 되고 이어 평안을 누리게 된다.

물론 아직도 나는 그런 상황 앞에 설 때마다 내적으로는 아파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그 마음과 말로 인해 곧 새 힘을 얻게 되고 평안을 누리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제법 예수님을 닮은 영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아직도 힘든 상황 앞에서 힘들어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갖고 부터는 작은 변화 즉 힘든 상황 앞에서 곧 되찾게 되는 평상심과 평안이 내게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나는 나의 이런 변화와 평화를 같은 목회현장에서 목회하시는 동역자들이 함께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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