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돌보는 대구신은교회

'나그네' 돌보는 대구신은교회

[ 교단 ] 노숙자 6년째 예배 통해 극진히 대접, 세례자 1백명 배출 등 간증사례 다수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09년 12월 18일(금) 16:18
   
▲ 노숙자 사역에 애정을 쏟는 노원석목사.
【대구=신동하기자】성경에서 '나그네'는 사회 약자로, 특별한 애정을 쏟아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대표적인 '나그네'라면 경제한파에 거리로 내몰린 노숙자를 꼽을 수 있을 것.
 
이런 '나그네'를 6년째 극진히 대접해온 교회가 있다. 대구동노회 대구신은교회(노원석목사 시무)는 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러 오는 노숙자들로 넘쳐난다. 평균 3백명 가량의 노숙자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주일 오후 4시 교회가 별도로 마련하고 있는 '소망예배'에 참석해 예배 명칭 그대로 '소망을 한아름 품고' 돌아간다. 6년 전 교회에 위로를 받으러 찾아온 노숙자 2명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위로한 것을 계기로 이제는 아에 동대구역 주변을 방황하는 노숙자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최근에는 지역 독거노인들도 찾아오고 있다.
 
예배 형식은 일반 예배와 같다. 돌아갈 때는 깨끗한 봉투에 교통비 명목으로 1천원을 넣어서 준다. 이 예산만 1년에 3천만원 정도.
 
식사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예배만 드리는데 노숙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통비 명목으로 주는 돈을 푼푼히 모아 헌금으로 내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돈 때문만은 아니다. 이 교회 소망예배에 참석해 본 외빈들은 설교 메시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설교는 부득이한 출장을 제외하고 담임 노원석목사가 직접 맡는다. 설교의 메시지는 주로 심령을 위로하고 자립의지를 심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다 다양한 인생경험을 했던 노 목사의 신앙간증이 더해져 예배는 언제나 웃음과 정감이 묻어나온다. 때론 북받쳐왔던 설움이 한꺼번에 터지며 예배현장은 눈물바다가 되기도 한다.
 
노원석목사는 "노숙자 대부분이 심성이 여리다"며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대구신은교회는 6년째 노숙자들을 극진히 대접해 오고 있다. 이 교회의 '소망예배'에 참석한 노숙자들은 말 그대로 소망을 품고 돌아간다./ 사진제공 대구신은교회

사실 처음에는 일부 교인들의 반대도 있었다.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악취와 술주정으로 인한 소란 때문이다.
 
그러나 노원석목사는 "주님이 우리와 노숙인들을 놓고 보실때 귀함의 차별을 두시겠느냐"는 권면을 통해 교인들을 달랬다. 노숙인들의 악취는 "천국의 향기로 생각하라"고 주문했고, 결국 교인들은 열린 마음으로 그들과 한식구가 됐다.
 
그동안 세례자도 1백여 명 배출했다. 처음에는 돈 1천원 받으러 온 노숙자들도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돈은 그냥 없으면 그만인 것이다. 이제는 돈 생각보다 좋은 얘기 듣고가는 것에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6년 정도 지나니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간증 사례가 많아졌다. 뇌출혈로 쓰러진 한 노숙자가 의식불명 상태에서도 교회와 노원석목사를 계속해서 찾더니 기적적으로 병세가 호전돼 건강을 회복한 일은 지역사회에 잘 알려진 일화. 훗날 이 노숙자는 불교신자이던 가족 10명을 전도해 교회로 데려오기도 했다.
 
노원석목사는 "노숙자들은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눈물겨운 생존 투쟁을 하고 있다"며 "교회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노숙자사역의 중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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