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주민들 가슴에 여전히 남은 '검은 재앙'

피해주민들 가슴에 여전히 남은 '검은 재앙'

[ 교계 ] 서해안 원유유출사건 피해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발표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09년 12월 08일(화) 15:31
   
▲ 이날 발표회 후에는 '피해주민 성탄잔치 성금' 3천여 만원을 지역 13개 교회에 전달했다.
서해안 원유유출사고로 빚어진 검은 재앙이 바닷가에서는 걷혔지만 피해주민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남아 이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 단장:오정현)은 지난 3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서해안 원유유출사건 피해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발표 보고회를 갖고 정부와 사고 책임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피해주민 정신건강 실태를 양적으로 조사한 오상렬목사(기독교평화센터 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사건 2년 경과 후 이전과 가장 변화된 모습은 '경제적 어려움(41.3%)'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어 정신적 스트레스(18%), 지역주민간의 관계 악화(14.6%), 건강문제(4.4%)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고 이후 소득변화에 대해서는 '감소했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73%를 차지했으며 어업과 숙박 및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원유유출 사고 이후 지역주민간의 사이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가 18.4%, '그렇다'가 27.7%, '조금 그렇다'가 30.6%로 대답했으며, 그 이유는 정신적 스트레스(60.2%), 잘못된 정보와 소문(41.3%), 각 직업군 사이의 이해관계(34.0%)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성백걸교수(백석대 기독교학부)가 실시한 '태안 주민의 사회심리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기초조사' 발표에서는 주민 30명과의 심층조사를 통해 △피해 보상 불이행으로 주민들의 생계 걱정이 여전한 점 △기름의 독성에 노출된 채 방제작업 강행으로 인한 후유증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 및 무기력 △마을공동체의 불신 만연 △바다생태계 파괴로 인한 인간성 파괴 △지역 마을공동체 파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태안 주민들은 한국교회가 자원봉사로 가장 큰 수고를 한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후 김중남목사(태안군소원면 기독교연합회장)는 발언을 통해 "자연은 치유되어 가는데 사람 치유는 아직 멀었으며 보상이 이뤄져야 사람들의 상처입은 마음이 치유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생계비 지원, 공공근로, 보상과 배상문제를 둘러싸고 마을 내 갈등과 불화가 심해 정작 보상이 실시되면 또 한바탕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해 지역 주민간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와 사고 책임자들의 조속한 보상을 촉구하는 성명서 낭독 후 한국교회봉사단에서 마련한 '피해주민 성탄잔치 성금' 3천여 만원을 지역 13개 교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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