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전도한다?

영화를 통해 전도한다?

[ 문화 ] '복음전도' 위한 기독교 단편영화 제작에 주목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2월 01일(화) 15:30
전도의 도구로서 '영화'가 갖는 가능성은 가히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영혼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기독교 단편 영화들이 제작돼 시험무대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기독교영화제(SCFF)는 지난 24일 압구정 CGV에서 특별시사회를 가졌다. 자살을 주제로 한 전도영화 '이층집남자', '창'을 제작한 지저스필름스의 세번째 영화 '길(Road)'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의 어느 가을 하늘 아래 갑작스런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한 남자, 회사가 부도 위기에 내몰린 또 다른 남자, 이혼의 고통에서 고뇌하는 한 여자가 각기 다른 상황 속에 등장한다. 상처와 분노가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인생길과 그 길에서 지쳐가는 세사람의 발걸음이 우연히 한 곳으로 모여든다. 바로 십자가 아래다.

   
▲ 산돌교회 후원으로 제작된 전도용 단편영화 '길'의 스틸컷. 분노와 상처로 얼룩진 인생길에 지친 세남녀가 우연히 십자가 아래로 모여든다.

'십자가'는 불신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이미지. 그런데 공교롭게도 3편의 단편영화에 모두 사용됐다. 연출을 맡은 이재욱감독은 "하나님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데 영화의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며 "길에서 떠돌고 방황하는 영혼들이 우연히 발걸음을 옮긴 곳이 십자가 아래"라고 했다.

또한 이 감독은 "이세상의 지쳐가는 영혼들에게 하나님께서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으실텐데 이 영화를 통해 그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다"면서 "대부분의 스텝들이 교통비만 받고 열심히 만들었다"면서 "기독교 영화하는 사람들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이층집 남자'와 '창'의 경우 파이오니아21연구소(소장:김상철)에서 일부 비용을 후원받아 제작했다면 이번 '길'은 한 교회에서 제작비 전액을 후원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본교단 평양노회 산돌교회(김강식목사 시무). 김 목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교단에서 3백만 성도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가운데 영혼의 축제를 위해 우리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청각적인 메시지 보다는 비주얼하고 보다 높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문화적인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산돌교회는 지난 10월 25일 '새생명축제'를 열고 1부에서 4부까지 전 예배 시간에 영화 '길'을 상영했다. 영화의 의미를 설교 속에 농축해 전달한 결과 이날 초청된 1백여 명중 59명이 예수님을 믿겠다고 결신했다.

김강식목사는 "교회가 영화의 혜택을 '영혼의 결실'로 가장 먼저 입었다"면서 "초청된 불신자들이 영화를 보고 이어진 메시지에 많이 울었다. 뜻있는 교회들을 통해 이런 단편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수많은 이들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생명의 역사가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 영화 상영 후 이어진 시네토크의 모습 . 왼쪽부터 기독교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태원석목사, 이제욱감독, 민병국감독.
이날 시사회에는 본교단 총회 교육자원부(부장:황승룡 총무:김치성)와 문화선교연구원(원장:임성빈), 소망교회(김지철목사 시무)에서 공동제작한 교육용 단편영화 매직캔디와 제7회 서울기독교영화제 최고 화제작이자 순회상영회 선정작인 '우리가 용서한 것 같이(As we forgive)'도 함께 상영됐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씨네토크에서 매직캔디 민병국감독은 "지금은 어느때보다도 영상매체의 영향력이 큰 시대"라며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기독교 영화가 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독교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태원석목사는 "기독교 영화의 제작여건을 감안할 때 대중영화와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고충을 전한 뒤 "이번에 교회가 영화의 후원을 맡고 기독교영화제에서 배급에 나서면서 '제작사-후원사-배급사'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한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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