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갈등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 교단 ] 제94회 총회 앞둔 2009년 현재 양화진 사태점검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9월 08일(화) 14:26
지난 1일 선교 1백20년의 젊은 한국교회는 전통의 다마스커스를 물리치고 WCC 총회를 유치하게 되는 경사를 접했다. 이땅에서 복음을 전하며 희생과 헌신으로 삶을 내어준 뒤 지금은 양화진에 잠들어 있는 선교사들, 이 기쁨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줘야할 이들이다.

그러나 분쟁의 마지막 보루인 '안전지대'로 보호돼야 할 양화진은 지금 '갈등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양화진을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과 오해, 때로는 비방이 오고가면서 풀 수 없는 엉킨 실마리처럼 '논쟁의 블랙홀'이 된 형국이다.

갈등은 지난 2005년 한국교회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양화진 묘역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백주년기념교회(이재철목사 시무)를 설립하고 이에 전권을 위임하면서 발단이 됐다. 유니온교회(찰스 프린스목사 시무)와 백주년기념교회는 초기 평화로운 공존관계를 유지하는듯 했으나, 지난 2007년 일방적인 예배시간 조정명령으로 유니온교회가 20여 년간 사용해온 예배장소를 잃게 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본교단 증경총회장단에서도 우려를 표명했고 지난 5월 본교단에서는 초기 협력정신의 회복을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해당지역의 마포교구협의회(회장:김석순)에서도 양화진 원상회복을 규탄하고 나섰으며 최근 협의회 이사회에서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로ㆍ권사 호칭제로 불거진 논란으로 서울서노회(노회장:차광호)에서 당사자의 탈퇴서 접수를 보류한 채 오는 16일 이재철목사의 재판을 진행할 계획 중에 있는 가운데 오는 제94회 총회에서는 서울강북지역6개노회에서 올린 △이재철목사의 불법과 교회질서 문란행위의 조사 및 치리 △백주년기념교회에 부여한 관리의 전권회수 등의 헌의안이 정치부 제1, 2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국교회가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는 2009년 현재 양화진은 치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의 잘못이든 피해는 한국교회 공동의 몫으로 돌아온다. 정복과 군림이 아닌 섬김의 성숙이 요구되는 이때, 머리를 맞댄 1천5백 총대들의 지혜에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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