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뜻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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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화해 분위기 확산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09년 08월 26일(수) 13:49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 전날인 22일 기독교계는 종로 기독교회관 2층 추모예배를 드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반도에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민족의 화합을 이끌어 낸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들의 애도 속에 지난 23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6일 간의 국장을 통해 사회와 교계는 고인의 유지인 '화해와 평화'를 마음 깊이 되새겼으며, 큰 슬픔 앞에 남과 북, 여와 야, 노와 사, 진보와 보수 등 그동안의 모든 갈등 관계를 내려놓고 오랜만에 상생을 논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장 영결식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이자 본교단 총회장인 김삼환목사는 그가 북한에 전하고자 했던 빛을 주님이 친히 비춰주시고, 그가 이루고자 노력했던 평화를 이 나라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이루게 해달라고 염원하며, 교계도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기억하며 이땅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날 한승수국무총리의 조사와 이어진 추도사에서도 "그분이 이루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발전과 평화 통일, 국민 화합은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며, 지금 화해와 통합의 바람이 들불처럼 번지는 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는 정계 인사들의 소망과 기대가 담기면서 모처럼 국가 전체가 평화와 화해라는 대의 앞에 한마음으로 단결된 것을 느끼게 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각국 조문 사절, 주한 외교사절 등 2만여 조문객이 참석해 평생 화해의 길을 걸어간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으며, 3개 공중파 방송과 국회 및 시청 앞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온 국민이 영결식과 운구행렬, 안장식 등을 지켜보며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한편 영결식 전날인 22일 기독교계는 종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추모예배를 드리며 김 전 대통령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예수님의 정신을 실천한 진정한 신앙인"이라고 회고했다.
 
말씀을 전한 이해동목사는 "일상 속에서 평화를 위해 행해지는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역사에 길이 전해지게 할 것"이라며 신앙인들의 실천적 삶을 당부했으며, 일본 교회협 총무 이지마 마코토 목사는 "일본 교회는 그의 죽음을 통해 기독교인의 경건과 어떤 권력도 인간의 존엄을 침해 할 수 없음을 배우게 됐다"고 밝히며 "슬픔에 잠긴 유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북측 조문단의 청와대 방문으로 남북 간 대화의 길도 활짝 열린 가운데 교회협과 조선그리스도교연맹도 21일 중국 심양에서 대표자 회의를 갖고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정신에 따라 남북교회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오는 11월 평양 봉수교회에서의 '6.15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교회 평화통일공동기도회'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인도적 대북지원을 다음달부터 진행하기로 하고 회원교단 교단장과 총무단의 방북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막혀있던 교류의 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그련도 WCC 10차 총회 한국 유치를 적극 지원하기로 해 남북교회의 협력을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교회협의회 사무엘 코비아(Samuel Kobia) 총무도 이희호여사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마태복음 5장 9절의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씀을 인용해 "평화를 위해 일한 김 전 대통령은 행복한 사람이었다"며 슬픔에 잠긴 한국교회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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