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향한 뜨거운 사랑 멈출 수 없어"

"그대들 향한 뜨거운 사랑 멈출 수 없어"

[ 교계 ] 대표적 기독교 구호단체 수장들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사역'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7월 21일(화) 14:59
교회는 '빛과 소금'으로서 사회의 소외되고 어두운 곳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빛과 소금이라는 수식어는 무색해졌고 교회는 사회의 지탄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독교 정신위에 사회를 섬겨온 한국의 대표적인 구호단체 대표들이 연이어 그간의 사역을 돌아보는 책을 펴냈다. 자기반성에 의한 개혁과 쇄신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기독교의 본질을 제대로 알리는 변증론적 접근이 필요한 때다.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앞장서 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주체이기 때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표 박진탁목사, 올해는 그가 사단법인 '한국헌혈협회'를 창립한 연도로부터 40년이 되는 해다. 국내 최초의 신장기증인이자 최다 헌혈자인 그의 생명나눔운동사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떠돌이 노동자나 극빈자들의 한시적 생계 수단에 불과했던 매혈(賣血)의 구조적 병폐에 직면한 청년 박진탁을 본격적인 헌혈운동에 뛰어들게 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40년간의 여정을 상세하고 솔직담백한 어조로 풀어내고 있는 '생명나눔(박진탁지음/도서출판 바른길)'에 그 답이 있다. 생명나눔운동은 곧 예수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제자운동'이었던 것.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표 박진탁목사.
한때는 신조어였을법한 '장기기증'은 어느덧 우리 귀에 친숙한 사랑의 언어가 됐다. 우연히 뇌사현장을 목격한 뒤 박 목사의 생명나눔은 헌혈운동에서 장기기증운동으로 한단계 진화했다. 3천여 명의 환우들이 생명을 얻었고 꾸준한 계몽의 결과 현재 50여 만명이 장기기증과 사후 시신기증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박 목사의 혈관은 4만5천여 명에 이르는 만성신부전 환우와 각막이식을 기다리는 2만여 명의 시각장애인, 그밖의 질병으로 죽음의 문턱앞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흐른다. 이들 앞에서만큼은 그는 아직도 뜨거운 피가 철철 흐르는 청년이다. 40년 생명나눔운동의 결과로 젊음을 선물로 얻은 셈. "내가 숨쉬고 움직일 수 있는 한 나의 생명나눔은 끝이 없을 것이며 또한 이것이 내가 살아있고 또 살아가야할 이유"라는 고백엔 생명을 향한 그의 변함없는 열정이 묻어난다.

   
복떡방은 '복음'과 '떡'을 함께 실어나르는 곳으로 전세계 60여개 국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기아대책의 별칭이다. 국내 최초로 해외원조를 시작한 민간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이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했다. 비록 남의 사무실 한 켠에서 책상 하나, 전화 한 대로 시작했지만 불과 20년만에 한 해 1천억 원 이상을 모금하는 국제적인 NGO로 성장했다.

'말씀이 없어 기갈'이라는 아모스 선지자의 통찰에 의하면 '떡'만으로는 삶의 진정한 풍요를 기대할 수 없다. 동시에 연약한 존재인 인간에게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복음'의 정착도 요원할 수 밖에 없기 때문. 기아대책의 사역은 철저히 떡과 복음의 원칙 아래 확장되어왔다. '복떡방이야기(정정섭지음/두란노)'에서 저자는 떡과 복음 사이의 균형을 재차 강조한다. 떡이 아닌 복음만을 전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져
   
▲ 기아대책 정정섭회장.
교회가 결과적으로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이 됐고 그 틈을 메꿔야 했던 기독교 NGO는 복음을 전해선 안되고 떡만 전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마찬가지로 세상을 향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정정섭회장은 "나는 헌신한 게 아니라 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복된 현장의 목격자로 사는 일 자체가 '복'이었다고. 아울러 "언어 민족 조상 심지어 다른 종교로 인해 이질감마저 느껴진다해도 그들이 사랑을 실천해야 할 대상임은 변함이 없다"며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참된 이웃의 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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