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갈 수 있습니까'

'천국 갈 수 있습니까'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09년 06월 04일(목) 17:28

"미안해 하지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컴퓨터 화면에 몇 문장 안 되는 소박한 유서만 남긴 채 떠난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 속에 빠져 들었다. 

지난 5월 29일 경북궁과 서울시청광장 주변에서 진행된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에 참가한 20만여 명의 시민들을 포함해 총 5백만 명 이상의 조문객들이 장례기간 동안 애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결식을 취재하기 위해 나선 기자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슬픈 마음을 가슴에 묻고 영결식이 진행된 역사적 순간을 유심히 지켜봤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진행된 영결식 종교의식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총무가 기독교를 대표해 기도하고, 이어 진행된 천주교 순서에서는 송기인신부가 고인의 서거를 애도하며 고인의 죄 용서를 위해 기도했다.

종교의식이 한참 진행 되던 순간 한 추모객이 기자에게 "기독교에서는 자살해도 천국 갑니까? 자살해도 나중에 기도해주면 천국 갑니까?"라는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장로회신학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자살'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며, 한동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성명과 함께 故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설치 반대 입장도 밝힌바 있다. 

한국교회의 수많은 성도들 또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고 애통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신앙 안에서 고인의 서거에 대한 애도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구분 짓는 분별력을 가지고 성숙한 크리스찬의 시각만큼은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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