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열매는 '복'

고난의 열매는 '복'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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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03일(수) 09:41
김진동/목사 ㆍ 양포교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고생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말 그대로 고생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젊음을 무기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젊었을 때 실패를 해도 힘과 의지, 기회가 많이 남아 있고, 또한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니, 도전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이들에게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신학을 하면서 목회의 비전을 모두들 어려워하는 시골교회 목회에 두었다. 학생 때 개척교회에서 신앙교육을 받고 자라 그 곳에서 전도사로 한 교회를 섬기다, 첫 단독목회 임지를 '문 닫은' 교회를 찾아 시작하게 되었다. 가난하고 어려운 시골목회가 쉽지 않다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인 하나 없는 문 닫은 작은 농촌 교회 목회를 시작한 것은, 오히려 어려운 시골교회 개척을 하시는 훌륭하신 분들도 많으신데, 그 분들의 기도와 수고와 땀으로 터 닦아 놓은 곳에서 목회를 한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직장에 좋은 조건을 갖춘 넉넉함을 원하고, 대접을 받아도 좀 더 큰 것이나 좋은 것을 바라는 것은 다 같은 마음일진대, 그럼에도 주님은 일찍이 어려운 곳과 힘든 곳을 돌아보게 하는 눈을 열게 하셨고 마음을 두게 하셨으니, 그러함이 싫거나 억지 춘향이 아니어서 목회가 신나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첫 단독 목회지에서 생긴 일이다. 교인 하나 없던 교회에 우여곡절 끝에 교회에 첫 발걸음을 떼셨던 연로하신 할머니의 기도는 그 분 생애 팔십 평생 처음 해 보시는 기도였다. 기도 끝마무리를 모르셨던 할머니 덕분에 교인들이 아멘으로 화답하지 못하였고, 그 덕에 고스란히 할머니의 원초적이고 자연주의적인 기도와 그 기도 내용에 참지 못해 웃음보를 터뜨리고 만 시간이었지만 그 내용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그 당시 목사고시를 앞두고 있던 필자를 두고, 낙방을 고대하며 기도하는 그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우리 전도사님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는데…시험에 똑~떨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분은 어려운 가난한 시골 교회를 거쳐 간 여러 명의 교역자들이, 오랜 시간 한 곳에 있지 못하고 빨리 떠나가는 것을, 익히 아셨던 분이셨다. 그래서 혹시라도 고시에 합격하면 그 교회를 떠나게 될까 하나님께 기도한 것이다.

나무로 빗장을 질러 못을 박아 놓은 문을, 열기 위해 못을 뽑아내며 시작했던 목회의 시작이 스스로 자립교회가 되어 안정을 찾아가고 자리를 잡고서야 다음 부임지로 옮길 수가 있었다. 또 한 번의 어려운 도전을 시작하기 위해서 옮긴 어촌 교회는 3명의 교인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문 닫기 일보직전의 교회였다. 그곳에서의 7년 목회를 마무리하고 떠나올 때, 너무나 감사하게도 믿지 않는 동네 주민들 1백%가 식사를 준비해서 나를 위해 환송잔치를 베풀어 주셨으니 감사한 목회시간이었다. 이어 지금의 목회지인 어촌목회 8년째, 젊어 시작한 고생은 지금 생각해봐도 후회 없는 시간들이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행복한 신바람 나는 목회를 할 수 있는 비결이 되었다. 결국 목회도 주님께서 하시기를 내어드리고, 허락하신 모든 환경을 감사하게 될 때에, 그곳은 곧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남들이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목회를 하며 보낸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했겠으며, 쉽기만 했겠는가. 어찌 보면 지나간 시간들은 어려움도 외로움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 시간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혹은 가정적으로, 가장 하나님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해 주시니, 바울처럼 "고난이 하나님의 복"이라는 말씀을 어렵고 힘든 목회를 하시고 계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다. 젊어 고생 사서도 해봐야 더 큰 것을 얻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농어촌 목회도 즐겁게 하면 얼마든지 행복하고 신나는 더 멋진 것을 거둘 수 있는 목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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