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돈식장로님을 그리워하며

故 장돈식장로님을 그리워하며

[ 기고 ] "사랑하는 장로님"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4월 17일(금) 14:43
바람도 아플 때가 있나 봅니다.
산천도 눈물 흘릴 때가 있나 봅니다.
충견 '멍멍이'도, 애물단지 '오리'도 힘이 없는 듯 오도커니 하늘만 응시합니다.
산방(山房)의 모든 식구들은 만년설 청년, 장로님을 그리다
꽃샘추위 밤에도 잠을 잊고 애곡의 기도를 올립니다.
 
그러나 장로님이 주신 사랑과 정은
항상 우리 곁에 있고
말씀과 삶은 엄동설한 혹한에도 사랑의 불꽃이 되어
장로님을 그리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밝히고 있습니다.
 
5년 전, 전기누전으로 밥상공동체에 화마가 찾아왔을 때
장로님은 손수 차를 운전해 한걸음에 달려오셨고
원고료로 받으셨던 거금 1천 5백만 원을 제 손에 쥐어주고 가셨습니다.
"허허, 이 고난은 화가 아니라 복이야" 라는 무언의 격려를 주시며….
 
쪽방과 달방을 전전하는 사회적 약자와
몇 십 만원 하는 종잣돈이 없어
삶을 포기하려는 절대 빈곤층을 위해
설립한 신나는은행을 위해서는
1백만 원을 선뜻 주시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창업과 주거지원 사업에
힘써 달라 당부하셨습니다.
정말 신나는은행, 좋은 일을 한다며 많은 기대를 가지셨습니다.
 
때론
산방에서 바비큐를 만들어 주시고
'바리스타' 무색할 정도로 원두커피를 직접 내려주시고
중국집에선 코스요리, 한식집에선 닭볶음탕, 허름한 식당에선 막국수
남녀노소 빈부귀천 구별 없이
구(口)와 배를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자연과 사물은 하나로 보신 듯
떨어지는 낙엽, 산비탈의 박달나무, 다람쥐, 산방 집으로 허락도 없이 날아드는 산 새
모두 붕우(朋友)로 삼고
신의와 사랑을 나누고 모두를 연인으로 승화시켜
책의 나라에 담아
산방의 샬롬 왕국을 세워주셨습니다.
남들은 장로님의 의지와 삶 가치 그리고 신앙의 깊이도 모르고
평가를 내릴지 모르나,
학문의 세계가 바다처럼 깊어 학해(學海)라 하고
사람의 마음이 깊어 심해(心海)라 하듯,
장로님의 삶과 믿음과 철학은 학해요 심해였습니다.
 
하나님과 3백년간 동행한 에녹처럼
믿음의 준령과 산맥을 이루시고
입술의 기도보다는 오묘한 사고와 영혼의 기도로
하늘의 문을 열어 오셨고 실천하는 신앙으로
이것을 주시고 저것도 달라고만 외치는 교회와 교인들을 성찰시키셨습니다.
 
장로님, 감사합니다.
늘 언제나~ 사랑인 것처럼
늘 언제나~ 믿음인 것처럼
늘 언제나~ 심령과 영혼의 기도를 드리신 것처럼
영생하는 주님과
삶과 믿음의 에필로그를 그리며
천상을 향한 영원한 자유를 사모할 줄 믿습니다.
 
장로님 사랑합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장로님,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도우실 줄 믿습니다.
악인은 그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잠언 14: 32) 
 2009. 04. 03. 밥상공동체 목사 허기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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