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십자가의 정의 실현하자

사설/ 십자가의 정의 실현하자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4월 16일(목) 09:37
정치권을 휘몰아치고 있는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사건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여정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음을 우리에게 새삼 일깨워 준다. 한 마디로 비자금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부정의, 즉 구조악의 열매이자 상징이다. 그것은 정치계와 경제계의 부정의한 개인과 구조의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는 자신이 땀을 흘리고 얻는 소득이 아닌 불로소득을 쉽게 마련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보고 있다. 심지어 학회의 활동과 학생회 활동, 나아가 교계에서의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이 정치계이든, 경제계이든, 학회이든, 학생회이든, 종교계이든 조직의 활성화와 지도력의 효과적인 발휘를 위하여서는 비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법이나 내규만으로는 이 사회의 조직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이 땀을 흘리지 아니하고 남의 돈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또한 상대편은 그로 인하여 얻어지는 명예와 이득을 누리고자 하는 우리들의 부정의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비자금 사건이 반복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반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회개로서 결론지어질 수 없다. 비자금이 구조적 부정의의 상징이자 열매라면 당연히 그것의 타파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정의의 실현을 위한 우리의 결단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사회의 구조악과 맞서 싸우기 위하여 우리도 구조적인 차원에서 구조악과 대항할 수 있는 넓은 조망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은 곧 우리로 하여금 시민으로서의 책임적 각성과 폭넓은 연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결국 사회정의를 위한 선한 싸움은 결코 홀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은 우리를 상호협력의 장, 즉 연대의 장으로 인도한다. 사회정의를 향한 역사의식으로 무장된 시민의 힘은 자못 막강하다. 시민의 여론은 정치가들의 자기중심적인 책략을 무력하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민의 무기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론의 가변성과 조작가능성이다. 그러므로 보다 확고한 사회정의를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요청된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 한국교회가 감당하여야 할 사명은 자못 크다. 우리 한국교회는 돈과 권력이 하나님 자리를 차지하는 이 시대의 우상숭배적 문화를 거스를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과 같이 우리도 물질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우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려고 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며, 세상적인 방법보다는 십자가의 방법으로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는 (마 4:1~11) 신앙인과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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