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르랴?

첫 술에 배부르랴?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09년 04월 08일(수) 10:13

지난 3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장애인을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주제로 '2009 한국장애인 선교엑스포'가 열렸다. 

이날 엑스포에는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등 4천여 명이 참석해 장애인선교와 한국장애인복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 엑스포에 참석한 장애인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불만과 지루함이 가득했다. 

행사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총 5부에 걸쳐 8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말씀을 비롯한 대회사, 기념사 등 메시지 전달 순서만 14개에 이르고 순서를 맡은 목회자와 정치인 등은 20여 명에 달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한 장애인들은 "행사가 너무 길고 지루할 뿐만 아니라 편의시설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며 참가자들의 특수한 형편에 대한 배려의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올림픽홀 외부에는 장애인선교단체의 홍보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실질적인 장애인선교정보를 제공하는 아이템도 부족했으며 행사가 마무리 되기도 전에 철수하는 부스도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참석한 한 장애인은 "장애인들을 고려한 진행순서나 편의시설 이동권 등의 열악한 환경은 참으로 아쉽다"며 "내년에 진행되는 엑스포에서는 진정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장애인선교엑스포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의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속에 한국장애인선교엑스포와 같은 행사들이 마련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를 뛰어넘어 장애인들의 마음까지 진정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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