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만 성도운동'에 바라는 다름의 리더십

'3백만 성도운동'에 바라는 다름의 리더십

[ 특집 ] 3월 특집/성숙한 3백만 성도운동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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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25일(수) 17:14

김영신/서울장신대 교수ㆍ실천신학

I. 프랭크 부크먼 (Frank Buchman) 이야기

'신앙의 눈으로 본 리더십'이란 책에서 저자 로버트 뱅크스 (Robert Banks)는 기독교 역사상 나타난 부흥운동 중에서 바람직한 리더십 사례로 도덕재무장운동 (Moral Rearmament)을 시작한 프랭크 부크먼을 제시한다. 부크먼은 "자신의 활동을 열렬히 알리는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놀라울 만큼 자신을 감추는 자"였으며 "사교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의 중심은 근본적으로 내향적"이었다는 것이다.

리더십 연구가 뱅크스가 부크먼과 관련해서 제기하는 질문은 '누군가로부터 서약이나 계약 혹은 재정적 지원에 대한 약속 없이도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아 사역을 감당하게 했으며,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어떻게 이 운동이 계속될 수 있었는가?'라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은 유명한 작가이자 부크먼을 비판했던 아놀드 룬이 10년이나 그를 지켜보고도 만족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다음과 같이 반문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내가 본 바로는 부크먼에게는 어떤 카리스마도 없었다. 그는 외모도 뛰어난 편이 아니며, 특별한 웅변가도 아니었다. 그는 단 한 권의 책도 내지 않았으며, 모임을 주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정치가와 지성인이 그를 찾아와 상담했으며, 많은 지식인은 자신들이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동안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40년 동안이나 사역할 수 있었던 그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인가?"

뱅크스가 결론적으로 추론하는 부크먼의 리더십 원리는 '사람들이 어느 지점까지 도달하기를 원하든지 그는 이들을 받아들였으며,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을 하도록 촉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크먼은 버릇처럼 "나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부크먼은 그의 사역과 삶을 회상하면서 "그러지 않았다면 내 주변에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의 인도하심을 바라는 무리보다 식객(parasites)들로만 북적거렸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II. 운동(Movement)에 필요한 경영(Management)과 리더십(Leadership)

교단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는 3백만 성도운동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전도의 사명감을 재확인하며 하나님의 선교 명령에 겸손히 응답하는 일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감당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실천적 운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는데 있어서 경영과 리더십은 모두 필요하다. 경영과 리더십은 서로 상반된 관계가 아니라 동일선상에 있다. 조직적 운동에는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며, 조직의 구성원이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열정적으로 헌신하기 위해서 두 요소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리더십과 경영의 역할은 분명히 구별된다. 경영의 목적이 조직 내에 질서와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리더십이 하는 일은 조직 내에 변화와 움직임을 창출하는 것이다. 리더십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독창적으로 계획하고 창조하며 구성하는 예술가의 역할이라면 경영은 그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손질을 하는 기술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맥스 드프리 (Max Depree)는 이를 두고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예술적 형태에 가깝다고 주장한 바 있다. 창조적이고 고결한 신실함이 리더십의 덕목으로 요구되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III. 3백만 성도 운동에 바라는 '다름'의 리더십

'영적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저자 김광건교수는 누가복음 22장 24-30절중에 나오는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라는 구절이 성경에 나타난 여러 리더십을 암시하는 구절 중 가장 강력한 구절이라고 인용하면서 '다름'의 리더십을 영적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해석한다.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는 세상 문화에 휩쓸리지 말지니! 너희는 시대정신에 끌려 다니지 말지니! 참된 영적 리더십이란 그 시대와는 다름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리더는 달라야 한다. 무엇과 달라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영적 지도자의 조건이다."

3백만 성도운동을 위해 펼쳐지고 있는 3백교회 목회자 홍보대사 위촉과 지역별 전진대회 등과 같은 구체적인 활동은 실천적 운동의 효과적 경영을 위해서도 그렇고 구성원의 효율적이고 열정적인 헌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이 시대정신에 끌려 다니는 효과적인 경영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경영에 걸맞은 창조적인 리더십이 고결하고 신실한 '다름'의 차원에서 얻어져야 할 것이며 이 '다름'은 우리가 선포하고 전하는 바른 복음에 이미 담지 되어 있다는 것을 또한 알아야 하겠다.

3백만 성도운동 파송 선언문에 나타나 있는 교회의 디아코니아에 대한 강조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나 이런 노력들은 부분적인 다름의 차원의 모색일 뿐이며 오히려 사회봉사를 앞세워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은 시대정신에 너무 부합하려는 노력일 수가 있음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교단이 추구하는 전도운동이 순수한 십자가의 복음으로 다름의 근거를 삼으며 3백만의 수를 말하기 이전에 허수를 참회하는 고결함이 오히려 다름의 리더십의 요건으로 필요하다는 점은 지나친 주장이 아닐 것이다.

IV. '하나님이 중요한 일을 행하시길 원하실 때는…'

1976년 로잔 세계복음화 운동의 산파역할을 했고 세계복음화 국제대회의 평생 명예의장으로 있는 레이턴 포드(Leighton Ford) 목사는 지금까지 빌리 그래함과 함께 그리고 때론 그를 대신하여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를 섬기고 있다. 레이턴 포드는 사흘간의 전국적 행사를 조심스럽게 기획했다. 그러나 그가 이 행사를 주관한 핵심 인사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본 교단의 전도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도운동에 일생을 바친 노(老)목사 레이턴 포드가 올해 초 그의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대신 소개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하나님이 중요한 일을 행하시길 원하실 때는 (When God Wants an Important Thing Done)>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서 뭔가 중요한 일을 행하시길 원하실 때는...천둥을 내리치시거나 지진으로 세상을 흔들어 놓지 않습니다. 아마도 하나님은 겸손한 한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 진실한 가정에게 갓난 아이 하나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한 생각과 목적을 그 어머니의 가슴에 주실 겁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그 아이의 마음에 그것을 전하고...그리고...하나님은 기다리십니다. 이 세상의 위대한 사건은 전쟁이나 지진이나 천둥이 아닙니다. 위대한 사건은 갓난 아이일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 하나에 아직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절망하지 않으셨다는 메시지가 있으며 하나님의 귀한 뜻이 체화되어 사람의 삶에 나타나기를 기대하시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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