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특집/ 교세 감소시대 대안은 있다<2> 목회자 양성 변해야 한다

9월특집/ 교세 감소시대 대안은 있다<2> 목회자 양성 변해야 한다

[ 교계 ]

안홍철, 이상훈
2003년 09월 20일(토) 00:00

 교세 마이너스 성장 시대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 가운데는 목회자 양성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신학교육이 이론적인 부분에 치중, 전도의 열정을 가진 목회자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신학교육의 외형도 함께 성장하고 체계를 갖추어 갔으나 질적 성장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소명감을 가진 목회자 양성에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학교에서는 기존 성도들을 지도하고 양육하는 방법만이 강조되는 반면, 교회 밖의 사회와 대화하고,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변증하는 전문적 훈련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전도훈련마저도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문제는 목회자 후보생 선발 과정에서부터 지적된다. 교세가 정체되는 중에도 식을 줄 모르는 신학지망 열기 는 일부 신학교의 미달사태와 함께 과열로 치닫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그러나 선발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과연 오늘날 신학교육과 목회자 양성과정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신학교의 선발 과정은 물론이고 후보생을 추천하는 당회나 노회의 입장에서도 목회자로서의 자질과 소명, 복음전도의 열정과 같은 부분을 검증할 수 있는 심도있는 면접보다는 일반 학문은 물론 성경 등에 대해서도 지식 위주의 내용을 검증하는 데 초점 맞춰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오늘날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육이 신학자를 배출하는 엘리트 교육에만 집중할 뿐 뜨거운 가슴을 지닌 영적 지도자를 배출하는 교육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총회 산하 7개 직영신학교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이러한 현실을 알 수 있다. 장신대(총장:고용수)의 경우 그나마 선교신학분야와 실천신학분야에서 전도에 대한 강의가 개설돼 있으나 선택과목으로 책정되어 있다. 그것도 3학기에 한번씩 개설되어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장신대 형편은 다른 직영신학교들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최근 총회 전도부(부장:손승원 총무대행:진방주)와 일부 직영신학교가 변화하는 시대 추세에 따라 '인터넷 및 전화전도훈련' 과목 개설 협의를 하고 일부 직영신학교에서는 실제로 강의를 시작,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선교 초기, 신학교육에 있어 높은 수준의 학문성을 지양했던 정책을 복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한국교회의 성장 여정을 이끌었던 수많은 사역자들은 비록 학문적으로는 미숙하였지만 열정과 소명만큼은 확고하고도 투철했던 것이다.
 신학교육 과정이 정비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열정을 담보해 낼만한 여지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한 신학교육 관계자는 "오히려 요즘 한국교회의 현실은 전도인들을 위한 성서학원을 장려하고, 야간신학과정을 개설해 소명있는 평신도들에게 더욱 신학 수업의 기회를 넓혀가야 할 때"라는 역설적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교세 마이너스 성장 시대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둘째로 살펴보아야 할 것은 목회 현장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훈련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설교는 물론 심방, 전도 등 가장 필수적인 것도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고 졸업하는 신학생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인턴십 과정의 실시였다.
 제77회 총회에 상정돼 제82회기부터 실시된 인턴십 과정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예배, 예식, 행정, 설교, 상담, 심방, 영성 등 10개 과목을 교육했다. 그러나 84회기의 시작과 더불어 인턴십 과정 학생들의 불만이 크고, 각 교회에서 지나친 부담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제기, 시행 1년 6개월 만에 전격 폐지되고 말았다. 인턴십 과정이 시행 착오로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시행 1년 6개월 만에 여론에 밀려 전격 폐지된 것은 분명 정책적 후퇴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교세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목회자 양성에 부응하는 전도와 개척 장려 정책이 다시금 부활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목사후보생들의 안수 조건에 농어촌 혹은 도시 개척교회에서 단독목회 2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신학생 시절부터 전도와 교회개척에 대한 준비를 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지나친 임지 경쟁을 지양하고, 개척과 전도의 구체적 실천이 이뤄지도록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단독목회 2년 조항은 사실 지난 63회 총회 이래 그동안 여러 형태로 변형되며 꾸준히 제안돼 왔었다. 지난 63회 총회에서는 목사안수 자격조건으로 농어촌 단독목회 2년안이 제안됐으나 그리 큰 반향을 얻지 못한채 유안됐다.
 이후 제77회와 78회 총회에도 비슷하게 제안된다. 제78회 총회에서 총회 전도부에서 헌의한 '목사안수 자격 변경에 관한 제안'에 따르면, 우선 전도부는 만사운동의 효과적 전개와 도시지역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목사안수 자격을 '총회 직영 신학대학 졸업한 후 1년 이상 개척교회를 교역한 자', 또는 '2년 이상 농어촌 교회를 교역한 자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특별연구위를 조직해 1년간 연구토록 했으나 "일정 기간동안 농어촌 목회를 의무화하는 것은 도시교회 부교역자 수급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일부 오지와 낙도를 제외하고 이미 교역자가 확보되어 있는 대부분 농어촌 교회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연구를 보고로 인해 부결되고 말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개척교회의 난립과 미자립교회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고, 의무기간을 채운 후 도시교회로 떠나버리는 등 목회 윤리상의 문제를 야기한 예도 이러한 정책 추진의 걸림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교회개척과 전도를 위해 신학교육의 틀을 바꾸고 개척 활성화를 위해 제안된 갖가지 혁신안들이 현실적인 문제와 한계에 부딪히며 미래의 교세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로 결실하지 못했고 결국 '감소'라는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보다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현재의 교세감소 역시 그동안 급속한 성장의 부작용을 덜어냄으로 보다 가벼운 몸으로 보다 힘찬 도약을 위한 전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교세 감소가 장기화되고 또한 한국교회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층이 감소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뜨거운 가슴을 지닌 열정적 전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에 치중하지 말고 먼 미래를 바라보며 전도와 선교에 열정있는 목회자들을 양성시켜 농어촌 뿐만 아니라 전도의 손길이 필요한 학원, 군대, 교도소, 직장 등 각 분야로 파송, 다시 한번 사도행전을 쓰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이상훈 shlee@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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