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1999 버려지는 아이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명1999 버려지는 아이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 교계 ]

안홍철
1999년 11월 06일(토) 00:00

아이들은 왜 버려지는가? 아이들이 버려지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원치 않았던 임신으로 출산하게 되었을 때이다. 미혼모가 실수에 의해서든, 호기심에
의해서든 어머니될 사람이나 아버지될 사람이 원하지 않게 임신되어 아이를 출산하게 된 경
우 대부분의 아이들이 생부모에 의해 양육되지 못하고 양육을 포기하게 된다.

아이가 버려지는 두 번째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양육하는 과정에 경제적 어
려움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여 버려지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지난 97년 말부터 불어닥친
IMF 경제위기 후유증으로 인한 아동 양육 포기 현상을 그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
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의 어느 쪽도 자녀 양육을 감당하려 하지 않
을 때 아이들은 버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

사실 미혼모로부터 태어나는 아동의 대부분은 경미하나마 어떤 형태로든 장애를 갖고 태어
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혼모들이 임신했을 때 아이를 정상적으로 양육할 의사가 없
을 뿐만 아니라, 설사 양육할 의사가 있다하더라도 미혼부나 집안에서 출산을 반대하거나
또는 사회가 인정하려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 초기에는 아이를 유산하려고 한다. 이때 유산
하려는 노력이 실패하여 태어난 아이는 거의가 장애아 즉 미숙아, 체중미달 등 기타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 아이들이 고아원과 같은 시설에서 자
란다는 것은 누구도 돌보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
야 하며 또한 가정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 성경은 자녀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강조하고 있
다. 아이는 보통 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인 것이다. 아이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안다면 어찌하여 함부로 버릴 수 있으며, 또한 버려지도록 내버려둘 수 있겠는가?

고아원은 사회적 무책임의 상징이며, 후진국의 상징이다. 고아원은 최악의 경우에만 생각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아동보호의 자세다. 고아원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으
로 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아원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버려지는 아이
들이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은 태어난 부모의 품에서 자라는 것이 제일이며, 이것이 여의치 못할 때는 차선책으
로 입양 가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양 가정은 우리나라에서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
며, 국내에서 가정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국외에서 가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어떠한 경우
에도 고아원에 수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인은 우주
만물을 창조한 한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어디에서 살든지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
를 우리가 키우겠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아동을 친자식처럼 가장 잘 키울 수 있다는 각오
와 사명감을 전제로 한 것이어야 하며 체면유지를 위한 구호에 그쳐서는 절대로 안되기 때
문이다.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야

성경은 고아를 특별히 배려하고 돌보라고 강조하고 있다(약 1:27, 출 22:22). 특히 하나님께
서는 우리를 고아처럼 내버려두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셨다(요 14:18).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
이 되어 고아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면서, 어찌하여 우리는 버려진
아이들을 고아로 내버려 두어야 한단 말인가?

고아를 버려두지 않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출발점임을 알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고아를
돌보고 입양하는 것이 기독교 사랑의 실천의 첫걸음인 것이다. 필자는 1997년 8월 홀트아동
복지회 회장으로 선임되었을 때 아동을 입양하지 않고는 회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각오에서 아동을 입양하려 했으나 법적 연령(55세까지)이 초과되어 입양하지 못했다.

지난해 발생한 요보호 아동 9천9백92명 가운데 3천6백75명(40%)만이 국내 또는 해외에서
가정을 찾은 것으로 보건복지부 통계에서 나타났다. 나머지 약 60%인 5천6백17명은 고아원
신세(?)를 지게된 것이다. 가정을 찾은 3천6백75명 가운데 1천4백26명(약 39%)은 국내에서,
2천2백49명(약 61%)은 국외에서 가정을 찾았다. 이들 가운데 오직 6명의 장애아만이 국내에
서 입양되었고, 8백46명의 장애아가 국외에 입양되었다.

선진 인권국가가 되려면 적어도 장애인만이라도 우리가 입양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
한가. 오히려 그 반대다. 국외 입양가정 중에는 장애인만 입양하는 가정도 있다. 뿐만 아니
라, 국외 입양의 경우 입양가정 거의 1백퍼센트가 기독교 가정이다. 미국의 한 입양기관은
기독교 가정에만 입양을 알선한다. 그 사람들의 하나님과 한국 교회의 하나님은 다르단 말
인가?

우리 아이들은 우리 가정에서 키워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면서도 막상 자신은 입양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남들이 하지 않는다고 떠드는가 하면 국외 입양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
다.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칭 기독교인들도 많다. 그들이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는 생각
은 들지 않는다. 성경의 어디에도 자신은 행하지 않고 다른 사람은 비판해도 좋다는 가르침
이나 말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버려진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키
워야 한다는 소시민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기독교의 우주적인 사랑의 실천 차원에서 입양해
서 키워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인들이여, 버려진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버려진 아이들
까지도 키울 수 있는 하나님의 우주적인 사랑을 실천하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한
사람들은 인종에 관계없이, 어디에 살고 있는가에 관계없이 한 하나님의 핏줄이요, 자손이기
때문이다. 송재천/목사·홀트아동복지회장
◆ 기관탐방. 동방사회복지회

“…지난 한 해만 9천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양육이 포기되었습니다…가족을 이
루는 것은 혈연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입양은 자랑스럽고 고귀한 선택입니다. 이제 이 아이
들의 웃음을 지켜주는 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1972년 설립된 동방사회복지회는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새 가정을 맺어주는 아동
입양 기관으로 시작했으나 입양 과정에서 그나마 몸이 성치 못해 입양에서 소외되는 장애
아동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돌보는 재활원을 세우게 되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불우 청
소년들을 위한 교육시설과 소외된 이웃과 노인을 돌보는 복지관까지 갖춘 그야말로 종합사
회복지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버려진 아이들에게
가정을 만들어주는 입양 사업이다. 그 중에서도 동 복지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해외
입양이 아닌 국내 입양.

“이 땅에서 태어난 아기는 우리 손으로 키우려는 부모의 마음이 절실합니다. 대를 잇는다
는 생각은 그 다음이 돼야죠”

동 복지회 김도영회장은 “입양은 개인적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한다. 김회
장은 “작년 한해동안 복지기관의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9천2백명으로, IMF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8%가 늘었다”면서 “하지만 국내 입양은 1천4백명에 그쳤고, 해외 입양이 2천
명으로 더 많았으며 나머지는 시설에 수용됐다”며 아쉬워했다.

현재 국내입양 가정에 대한 배려는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중·고교 수업
료·입학금 면제와 함께 주택자금이 지원되고, 장애아의 경우는 월 10만원의 양육비와 의료
지원비를 무상 지원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실제로 양부모들은 아이들의 장래 등을 고려, 입
양사실을 철저히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부의 입양 장려책은 실효가 없다.

동 복지회 김태옥 홍보부장은 “어린 생명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주신 가장 귀한 선
물”이라 전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엔 낳은 부모가 키울 수 없는 어린 생명,
버림 받은 어린이, 장애로 인해 어두운 그늘에서 신음하는 생명들이 너무 많다”며 그리스
도인들이 나서서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 강조한다.

입양이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고 입양아도 다른 눈으로 보지 않는 사회가 빨리 되어야 한
다는 것이 김 부장의 작은 바램이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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