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 해를 마무리하며

기자수첩/한 해를 마무리하며

[ 교계 ]

안홍철
2002년 12월 28일(토) 00:00

 한 해의 취재 현장을 결산하면서 '교회 지도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일반적으로 지도자에 대해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깨끗하며 교회 내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과연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참 지도자의 모습을 갖추었을까?"라는 질문에 취재현장을 지켜온 기자로서 흔쾌히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올해는 한국교회 대표적 연합기관인 기독교방송(CBS)의 사장 선임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지지부진했으며 진행과정 자체가 일부 특정인사에 의해 비롯되고 있어 한국교회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단장 선거에 대해 좋지못한 후문이 무성했다. 후보자들이 내 놓은 '봉투'가 날이 갈수록 액면가가 올라가고 있으며 아예 노골적으로 이를 요구하는 '꾼'들 또한 많아졌다는 것. 급기야는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상최초로 부정선거 사례가 실명으로 고발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교회 선거문제가 선교에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지도자의 모습이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장(長)으로 취임한 다음날부터 이른바 '레임 덕'현상이 발생한다고 까지 말한다. 돈으로 된 지도자이기에 권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엔 회장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전국장로회연합회 총회가 정회되기까지 하고 당사자들간에 신문광고를 통한 성명서 전쟁까지 발생했다.

 이와관련, 동 연합회 회보인 장로신문은 최근 '명실상부한 장로회로 거듭나라' 제하의 사설을 통해 "장로가 되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하며 화합과 일치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도를 바로 걷자"며 통렬한 자기반성을 했다.

 지도자들이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끄러운 행동에 대해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도자이기에 앞서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환골탈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한해를 결산하는 기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이다.

안홍철 부국장 대우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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