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주민의 날' 첫 시행, 한국교회 인식 개선 필요

'북한 이탈주민의 날' 첫 시행, 한국교회 인식 개선 필요

탈북민 '복음 통일' 동역자로 보는 문화 자리잡아야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4년 07월 15일(월) 07:18
북한 이탈주민의 날 제정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탈북민에 대한 기도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이북노회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탈북민 선교 및 사역박람회'. 사진 한국기독공보DB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북한 이탈주민의 날'이 7월 14일 첫 시행되며,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의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탈북민을 포용하고 정착을 지원할 목적으로 제정된 '북한 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14일 다양한 화합의 행사가 마련됐다. 통일부는 매년 7월 14일을 탈북민의 권익을 향상시키며 통일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날로서 기념할 계획이다.

북한 이탈주민은 탈북민, 혹은 새로운 터전에서 삶을 시작한다는 의미인 새터민 등으로 불리고 있다. 다양한 지칭 용어만큼 이들을 각양각색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것이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실이다.

탈북민은 '복음 통일'과 이후 남북한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있어 주요 인적자원으로 꼽힌다. 남북한이 한민족이라고는 하지만 70년 넘는 분단과 북한의 폐쇄독재 정책으로 문화적 이질감이 깊어 탈북민은 북한선교에 있어 이러한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중요한 동역자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일부에서는 이른바 '색깔론'으로 탈북민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과 차별이 존재한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러한 이유로 탈북민 중 기독교인 대부분이 탈북민들끼리 모이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하충엽 교수는 "정부가 '북한 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탈북민에 대한 사명을 각성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기독교는 탈북민을 이념적 관점이 아닌, 구속사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탈북민은 하나님께서 통일을 미리 경험해 보라고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탈북민을 어두운 북한을 밝히는 빛의 용사로 세우셨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하 교수는 "하나님께서는 탈북민을 북한에 교회를 세울 '교회터'로 준비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한국교회는 탈북민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정해야 하며, 탈북민이 그리스도와 한몸을 이루도록 돕고, 탈북민을 글로벌 기독지도자로 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조치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최근 탈북민의 선교 중요도를 인지할 수 있는 실제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총회 새터민종합상담센터(소장:강철민)는 8월부터 '새터민 선교 아카데미'를 오픈한다. 탈북민에 대한 균형 있는 바른 이해와 효율적인 선교 방향성을 타진하기 위한 학술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새터민종합상담센터 소장 강철민 목사는 "북한선교를 하려면 북한의 실상, 즉 그들의 사회와 주민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새터민의 마음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며, 신앙 형성의 과정을 심도있게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북지역을 기반으로 조직된 용천노회(노회장:강정용)는 탈북민 사역자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용천노회는 세례교인 1인 매월 1000원 통일헌금과 제직부서에 통일부서를 포함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탈북민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탈북민의 신앙생활과 삶의 정착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탈북민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계속 지급하며 '복음 통일'의 지도자로 세우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용천노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총무 김종욱 목사는 "우리 사회가 탈북민들을 보듬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보면서, 사실 한국교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탈북민이 3만 명을 넘었는데, 우리 주변의 탈북민을 돌보는 일이 통일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북민에 대한 동역자로서의 접근 개선과 더불어 최근에는 선교학자들을 중심으로 탈북민 선교를 '이주민 선교'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탈북민을 한민족 개념의 '동포 선교'로 접근하면서 전도자와 피전도자 상호간 상처만 남긴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사례들이 탈북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탈북민 선교를 타문화권 선교로 인식하고 선교 자체의 방향성과 접근법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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