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에 쏟아진 '물폭탄' ... 교회 피해 속속 접수

200년만에 쏟아진 '물폭탄' ... 교회 피해 속속 접수

총회 사회봉사부...지역노회와 긴급연락망 구축, 실시간 모니터링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7월 14일(일) 17:37
하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은 운주교회.
침수된 교회 앞마당.
익산노회 새벽교회 물이 빠지고 난 후 교육동 내부.
총회 사회봉사부가 주요 지역의 누적 강수량을 체크하고, 비 피해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충청 경북 전북 지역 노회의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지난 9일 새벽부터 충청 전북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교회의 피해사례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

총회 사회봉사부(부장:박귀환)는 12일 기준, 익산·경안·영주노회에서 5개 교회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기록적인 폭우' 답게 피해지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침수로 복구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아직 접수되지 않은 피해교회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구호대책 방안을 고민 중이다.

충북노회 사회봉사부 총무 이기한 목사는 "충북지역은 영동과 옥천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곳곳에 주택과 도로, 농경지 등이 침수되고 파손됐으며 인명피해도 있다. 교회도 재난을 피하지 못하고 큰 피해를 입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본보에도 비 피해를 입은 지역교회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교회의 관심과 기도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 영동의 충북노회 마포교회(유광식 목사 시무)는 폭우로 예배당 지붕에 누수가 발생했다. 마포교회는 최근 리모델링했지만 '물 폭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다. 유광식 목사는 "지붕에서 비가 스며들어 예배당 안쪽에 물이 찼다. 현재 빗물 제거와 청소에 나선 상황"이라면서 "전기설비에도 누전이 생겨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가 거주하는 사택도 발목까지 물이 차올라 각종 집기와 가전제품들이 침수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북 완주 익산 지역은 시간당 100㎜가 넘는 역대급 집중호우로 유독 피해가 컸다.

완주군 운주면의 전북노회 운주교회(소준호 목사 시무)는 교회 앞 하천이 범람하면서 2층으로 된 교회 건물의 1층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운주교회 1층 사무실과 소예배실, 식당, 주방이 완전히 침수됐고 사택도 물에 잠겨 토사 유입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준호 목사는 "새벽예배를 가려는데 교회 앞 하천이 불어나는 정도가 심상치가 않더니 순식간에 하천이 5m가 넘는 제방을 넘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온 동네가 초토화돼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상황. 소 목사는 "특히 농사 짓는 교인들의 피해가 크다"면서 "논밭이 아예 하천이 되었고 농경지는 형체도 없이 쓸려 가버렸다"고 덧붙였다.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익산노회 함열영락교회(신유민 목사 시무)는 교회 교육관과 사택, 차량 등이 침수됐다. 신유민 목사는 "10일 새벽 성도의 전화를 받고 나가보니 이미 주차장에 물이 넘치고 있었다"면서 "급하게 아내와 아이들을 깨워 교회 본당으로 대피했지만 이미 물이 무릎까지 넘쳐 있었고 교회 차량을 옮기려고 했지만 물이 허리춤까지 불어나면서 완전히 침수됐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올해 부임 2년차를 맞은 신 목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몇몇 교인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성도 대부분이 어르신이고 재정도 넉넉하지 않다보니 쉽지는 않다"면서 전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익산 시내에 위치한 새벽교회(문병윤 목사 시무)도 교육관이 침수됐다. 개척 후 12년 동안 교회를 섬겨온 문병윤 목사는 "3시간만에 물과 토사물들이 밀려들어서 낮은 지대에 있던 컨테이너 12개와 조립식 건물로 구성된 교육관 두 동이 물에 잠겼다"면서 "정말 어마어마한 비였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문 목사는 "피해가 크지만 하나님의 뜻이 있을 거라 믿는다"면서 "새로운 은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복구 작업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봉사부는 향후 비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지역 노회와 상시 연락망을 가동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차례 강한 비가 예고되는 상황인 만큼 지역노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며 비상대응체제를 유지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추후 임원들과 피해지역을 방문하고 위로와 지원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최은숙 임성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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