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겪는 목회자 유가족들…관심 필요

어려움 겪는 목회자 유가족들…관심 필요

목회자유가족협의회 제16회 정기총회 및 수련회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6월 13일(목) 10:03
목회자유가족협의회가 지난 10~12일 여수성광교회와 여수·순천 일대에서 '주께로부터 복 받기를 원하노라(룻3:10)'를 주제로 제16회 정기총회 및 수련회를 개최했다.
【 여수=김동현 기자】 남편 목회자와의 사별이라는 큰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부인들이 중병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교계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부장:박귀환) 산하 목회자유가족협의회(이하 목유협)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여수성광교회(최종배 목사 시무)와 여수·순천 일대에서 '주께로부터 복 받기를 원하노라(룻3:10)'를 주제로 제16회 정기총회 및 수련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총회장 김의식 목사도 방문해 회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김의식 목사는 "같은 아픔을 가진 목유협 회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돌보길 바란다. 또한 목유협을 넘어 고통 받는 이웃들을 돕는 삶을 살아간다면 주님이 새롭게 채워주시고 돌봐주실 것"이라며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우리를 위로해주시고 눈물을 닦아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나아가자"고 전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신임회장에 서정임 부회장이, 부회장에는 구금희 총무가 선출됐다. 서정임 신임회장은 "오랜 시간 부회장과 임원으로 섬기며 목유협의 회장직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를 봤기에 어깨가 무겁지만,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회원들이 아픔과 슬픔을 딛고 건강하게 삶을 세워갈 수 있도록 돕는 목유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또한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중병을 앓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목유협 자체적으로 '긴급재난 구호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회원들이 점차 고령이 되어감에 따라 암, 백혈병 등 중병을 앓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중병의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할 만큼 경제적 여건이 넉넉지 않은 회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정서상 대부분의 목회자 부인들은 남편이 담임목회를 하게 되면 이전에 하던 직업을 내려놓고 사역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다 남편 목사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갑작스럽게 자신의 생계는 물론 가족의 부양까지 책임져야 하는 생활전선으로 몰리는데, 한동안 경력이 단절되고 특별한 기술을 가지지 못한 여성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이고 여건이 좋은 직업을 갖기란 몹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대부분의 부인들은 요양보호사나 가사 도우미 등 봉급이 많지 않고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자녀와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여건 속에서 중병의 막대한 치료비를 넉넉히 감당할 만큼의 저축을 하거나, 보험을 구비해두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찾아오는 중병은 목회자 부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서정임 회장은 "최근 희귀병을 진단 받은 한 회원은 수술비로 약 1000만 원이 청구됐는데, 보험도 적용되지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루트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고 있지만 막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양보호사로 일하다 최근 중병을 진단받은 한 회원은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어렵지만, 한 자녀는 최근에 결혼을 하고, 다른 한 자녀는 최근에 취업을 해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길고 험난한 치료 과정에 대한 두려움, 다시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 또 앞으로 부담해야할 치료비에 대한 걱정이 일상을 뒤덮는 이 시기, 그 어느 때보다 가족과 신앙공동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남편과 사별한 목회자 부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공동체 목유협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긴급재난 구호금'을 조성해 중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을 돕기로 마음을 모은 것이다. 김경애 직전회장은 "최근에만 백혈병, 암, 희귀병 등 6명의 중병을 앓는 회원이 우리 안에 생겼다. 할 수 있는 만큼 도왔지만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비해 미약한 도움밖에 줄 수 없어 마음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남의 도움을 구하기 전에 먼저 같은 아픔을 겪은 우리가 마음과 재정을 모아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돕자는 차원에서 긴급재난 구호금을 조성하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긴급재난 구호금 조성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통과됐다.

회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구호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회원들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치료비에 비해 크지 않고 회원들의 고령화도 진행됨에 따라 환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원활한 지원을 위해선 대외적인 협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목회자유가족협의회 후원을 원하는 교회나 개인은 국민은행 584101-01-190041, 농협 301-0161-4479-51(예금주:목회자유가족협의회)로 후원할 수 있으며, 문의는 전화(02-451-1990)로 가능하다.

한편, 목유협은 목회자와 사별한 부인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지난 2007년 출범했으며, 본 교단 소속 교회에서 시무하던 목회자가 만 70세 이전 사망한 경우 목회자 부인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공통된 상실의 아픔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으며,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일들을 해오고 있다. 현재 14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는 목유협은 매해 정기총회를 통해 한 차례씩 모임을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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