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조직 내 목회자-성도 사이 성폭력 가장 많아

기독교 조직 내 목회자-성도 사이 성폭력 가장 많아

기독교반성폭력센터, 2023년 상담통계 발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2월 25일(일) 19:07
기독교 관련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 중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에서 목회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사건이 여전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난해 1월에서 12월까지 접수 받은 교회성폭력 사건을 분석한 통계 보고서를 지난 2월 20일 언론에게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2023년 1월~12월까지 신규로 접수 받은 44건(피해자 69명)과 2023년 이전에 접수되어 계속 지원 중인 12건(피해자 16명), 총 56건의 사건의 85명의 피해자를 지원했으며, 이중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에서 목회자가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사건이 25건(57%)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성도와 성도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은 10건(23%)으로 두 번째로 많았는데 그중 8건은 장로-성도, 교사-학생 등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영향력이나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였다고 밝혔다.

가해자의 교회내 직분으로는 사건 당시 교회의 담임 목회를 하는 목사나 전도사가 18건(41%)으로 가장 많았고, 부목회자로서 목사나 강도사, 전도사인 경우는 12건(27%)에 해당됐다. 가해자의 직분이 성도인 경우도 7건(16%)으로 3번째로 많았으며 그 외 가해자가 간사, 리더, 교사, 등의 직분을 가진 사건이 4건(9%)이었다.

접수된 사건 중 20건(45%)은 교단 안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피해자가 지목한 가해자의 소속 교단은 예장합동이 6건, 기장과 예장통합이 3건, 이외 고신, 감리회, 군소교단과 독립교단의 소속이 있었다. 그 외에도 선교단체와 기독교 (신)학교에서 발생된 사건도 9건(20%)이었다.

지난해 신규 접수된 44건 69명 피해자 중 본인의 성별을 남성이라 밝힌 피해자는 3명(4%)으로 센터 개소이래 가장 많은 수를 보이며 남성도 교회성폭력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전히 66명(96%)의 피해자는 여성으로, 교회성폭력에 있어서 여성이 주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원한 사건 중 피해자가 교회나 교단에 사건을 알리고 가해자의 징계를 요청한 사건은 11건이었고, 그중 5건이 시무정지와 정직, 제명과 해직 등의 징계를 받았으며 1건은 재판불속행, 1건은 심의가 진행중이며, 4건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자진 사임했다.

동 센터는 2022년 20개 사건에 대해 교단 내 징계를 요청하고 8건(40%)의 사건이 징계를 받은 것에 비해 징계비율은 상승했지만 피해자가 교회와 교단에 징계를 요청한 사건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관계자는 "피해자가 교회에서 제대로 된 감수성을 갖고 사건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진 것"이라며 "교회는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경각심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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