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전수, 본질 사수

본질 전수, 본질 사수

[ 2월특집 ] 청년을 위한 교회의 역할 ③N포세대를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황성은 목사
2024년 02월 23일(금) 08:44
오늘날 다음세대를 표현하는 많은 신조어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10~30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MZ세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실 이보다 더 전에 등장한 단어가 있다. 바로 N포세대인데, N가지를 포기한 청년들의 세대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3포(연애, 결혼, 출산), 5포(3포+집+인간관계)세대라는 용어가 나오면서 동시에 점차 7포세대(5포+꿈, 희망), 9포세대(7포+건강+외모)까지 이르렀다. 이렇듯 포기해야 할 특정 숫자가 정해지지 않고 점차 포기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지는 청년세대를 N포세대라 일컫는다.

이 시대의 흐름은 교회에도 많은 위기를 가져왔다. 교회의 청년들이 점점 포기하는 항목에 자신의 신앙마저도 포함시키는 것이다. 한때 부모님 혹은 친구를 따라 교회를 다니던 청년들이 대학과 사회에 접어들며 가장 먼저 교회와 신앙생활을 포기한다. 더 나아가 교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데이터가 코로나를 겪으며 한국교회 내 다음세대 실상은 더욱 악화 돼 이제는 캠퍼스에서도 크리스찬 청년들이 전체 학생의 3% 미만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다보는 현실이다. 자기의 신앙을 고백하는 이들은 그 수 가운데에서도 더욱 적을 것이다.

"백성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일을 본 자들이 사는 날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사사기 2:7, 10)"

여호수아의 아쉬운 점 하나가 있다면 다음세대를 놓쳤다는 부분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수아와 장로들이 살아있는 동안만' 하나님을 섬겼고 이후 다음세대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른세대'가 되었고 가나안 족속의 풍습을 따르며 하나님을 떠나갔다. 오늘날 또한 사사시대와 같이 다음세대는 다른세대가 되어버렸다.

1980년대까지 한국교회의 부흥을 보았거나 이끌었던 아비세대들이 만약 자신의 자녀들의 신앙전수에 성공했다면, 오늘날 이와 같이 많은 다음세대를 놓치고 잃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N포세대를 위해 교회가 할 것은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음과 동시에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다음세대 양육에 힘쓰는 것이다. 부모세대의 신앙과 믿음의 유산을 전수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이 땅의 소금이자 세상의 빛이라고 선언하셨다. 교회는 세상에 스며들어가 맛을 잃은 세상을 살맛 나는 세상으로 변화시켜야 할 존재다. 교회는 어두움 가운데 있는 이들을 향해 빛을 비추며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교회는 스스로를 N포세대라 말하며 실패감과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 청년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그들을 살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어떻게 그들이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도록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미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답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답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천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미해결 난제를 두고 탁상공론하는 이들은 많이 있다. 어떻게 하면 청년과 다음세대를 살릴 것인가를 두고 많은 세미나와 포럼, 대회들이 열린다. 그러나 실제 그들을 위해 모든 시간과 인력, 재정을 쏟는 곳은 거의 없다.

오메가교회는 이러한 고민 속에서 청년들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다시 부흥하는 것을 보고자 세워진 교회다. 2012년, 교회를 세울 재정과 구체적인 계획 그 어느 것 하나 없는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의 감동에 따라 1년 뒤에 교회를 세울 것을 선포했다. 그렇게 2013년에 한남대학교 앞 상가 2층 건물에서 12명의 개척멤버와 함께 교회를 시작했다. 궁핍과 무명함 속에서 청년과 다음세대를 위한 1000개의 캠퍼스 앞에 1000개에 교회를 세우자는 비전을 날마다 외치며 달려갔다. 그리고 누구든 교회에 들어오면 '아, 이 교회는 청년들을 위해 세워진 교회구나'라는 것을 즉시 느끼게끔 하고 싶어 교회의 방향성, 예배 형식,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을 청년 코드로 맞췄다. 하나님의 은혜로 청년들을 보내주셨고, 교회는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하나님께서는 비록 부족하고 잘난 것 하나 없지만 말씀에 기록된 것이라면 단순하게 순종하고, 청년들을 위해 탄생된 교회라는 것에 은총을 베푸신 것 같다.

하나님께서 교회로 보내주신 청년들, 노방전도의 현장에서 만나게 하신 청년들이 그냥 예배만 드리고 가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본질만큼은 타협하지 않고 청년들에게 가르치고 훈련시켰다. 감사하는 언어 습관과 분명한 재정 원칙을 가르쳤다. 하루에 3번 캠퍼스와 거리로 나가 전도하고, 새벽과 밤에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하루에 한 장씩 말씀을 보는 것을 훈련시켰다. 예배를 드릴 때마다 열정과 갈망을 담아 뜨겁게 예배드렸다. 청년들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하나님께 헌신하기 시작했고, 본질 앞에 순종하는 것만큼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DNA와 비전이 전수되기 시작했다.

깨어진 가정에서 상처와 분노 가운데 살던 한 청년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비전이 임하자 현재 자신의 삶을 선교사로 드려 레바논 난민학교와 레바논 청년들을 위한 교회(제5 자흘레 오메가교회)를 세우고 뜨겁게 헌신하며 사역을 일구어나가고 있다.

크리스찬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대인기피와 알코올에 의존하여 20대 초반을 보냈던 한 청년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비전이 임하자 20대 중반 전체를 하나님께 헌신하며 훈련받아 지금은 사역자가 되어 2024년 6월 몽골로 선교사 파송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무수히 많이 교회 안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가 무너져 간다고 말하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간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자포자기하는 이들을 일으켜 세우시며 비전의 사람으로 만들어 가신다.

세상은 흔들리고 시대는 급변할지라도 진동하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간구하게 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의 말씀으로 그들을 양육하며 본질을 제시할 때 청년들은 변화되었다.

다시 한번 질문 앞에 자답하고자 한다. N포세대를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교회가 교회가 되어주면 된다. 교회가 본질 사수하며 본질을 전수하면 된다. 교회는 본질이 살아있을 때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오메가교회는 청년들에게 흔들 수 있는 깃발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주는 교회가 되길 소망하고 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시시때때로 넘어지는 그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지하며 붙잡아주는 교회가 되어줄 때 청년들은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사로잡힌 채 일어나 부흥의 주역이 되리라 확신한다.

황성은 목사/오메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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