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라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라

[ 신년기획 ] 일어나라(굼) : ① 예배 회복

권오규 목사
2023년 01월 04일(수) 10:00
팬데믹이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을 전 세계가 지나고 있다. 그 일은 다각적인 면에서 새로운 대처와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데 특히 교회에게도 그렇다. 우리의 반응 여하에 따라 지금까지의 어려움처럼 보인 시간은 도리어 새로운 성장과 성숙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바른 진단과 대처가 생각지도 못한 유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어떻게 교회는 이 시간 이후를 준비하고 나가야 할까? 목회 일선에 있는 목회자로서 나름의 고민과 방향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1. 코로나 이전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보자. 코로나 시기는 과연 교회에 마이너스의 시간으로만 작용했을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기간은 한국교회 안에 무엇이 본질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전례 없는 전염병의 시대는 교회가 하고 있던 여러 가지 사역을 멈추게 했다. 하지만 그 멈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하지 못하고 붙들게 했다. 교회의 규모와 지역에 상관없이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일정 기간 동안 구분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선명한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할 것을 하지 못했다는 관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구분을 자연스럽게 했었다는 시각을 가져보자. 문제는 코로나가 지나가는 시점에, 그리고 지나간 후에 교회가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이다. 고통과 멈춤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회복의 관점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그 시간이 가져다준 교훈을 붙들고 바른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의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기에 따라서 교회에게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시대에도 꼭 붙들어야 했던 가치를 이후에도 붙들어야 함을 알려준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교회가 본질을 약화하고 부수적인 것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자. 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그동안 그러했는가? 도리어 다른 것으로 교회가 설명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런 물음들을 통해 코로나 이전이 아니라 더 본질적인 교회의 모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펜데믹 같은 같은 상황은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2. 교회의 본질은 예배다.

그렇다면 교회가 코로나 시대에도 절대 놓을 수 없었던 가치가 무엇인가? 예배다. 코로나 시기를 보내며 예배의 모습은 다양하게 표현되었지만 모든 교회가 예배를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붙들어왔다. 달리 말하면 교회는 다른 것이 제한되고, 멈추어도 예배는 그럴 수 없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시대는 교회가 예배공동체라는 성경적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교회는 예배로 설명되는 곳이자, 예배로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교회의 본질은 예배다. 교회 공동체는 무엇으로 부름 받았는가? 예배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니 교회는 코로나가 지나가더라도 예배가 교회의 본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이전에 했었던 여러 가지 사역을 다시 진행하기에 앞서, 우리는 예배가 본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예배를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예배를 붙들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교회를 교회로 설명했던 것은 예배였다. 그러니 코로나 이후에도 교회는 본질인 예배가 예배 되도록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3. 예배의 본질은 말씀이다.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가? 코로나 시기가 지나가면서 교회는 예배형식이나 방법에 마음을 두게 될 가능성이 있다. 비대면 위주로 변해버린 사회와 예배환경에 익숙해져 버린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예배의 형식과 방법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 의미 있는 움직임이고 시도다. 그럼에도 더 중요한 배움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를 지내면서 교회는 예배가 교회의 본질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예배가 가지고 있었던 여러 가지 형식들이 단순화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다른 순서와 활동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순서와 형식을 앞서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비대면 예배상황에서도 말씀 사역 부분은 계속 성도들을 하나님께로 이끌고 예배로 부르는 중요한 도구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코로나 이후의 예배는 이전의 예배로 돌아가려는 노력보다 말씀의 가치를 더 소중히 하려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말씀을 예배의 중심에 놓으려면 실제적인 적용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은 늘 있었다. 이제부터의 고민은 정말 예배 안에서의 말씀이 성도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변화와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되는가이다.

대면이든 비대면 상황이든 설교는 매우 중요한 소통의 시간이다. 생각해보면 매주 정기적으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지역교회에 소속된 구성원들이 만나는 자리가 예배의 자리이다.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 품고 계시는 분명한 시각과 마음을 성경을 통해 나누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교회 존재 목적과 비전을 공유하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방법을 함께 찾아갈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설교가 분명하고 전달 가능한 소통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가 사용하는 언어나 표현, 혹은 전달하는 내용이 성도들에게 이해 가능하며, 사용 가능하며,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데 유익하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예배안의 설교는 그런 면에서 양육이며, 전도이며, 제자훈련이며, 상담이며, 치유가 될 수 있다. 더욱 말씀에 집중할 시간인 이유이다.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익숙하기에 쉽게 넘어갔던 과정들을 다시 소중히 여기며 다듬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하나님은 우리를 예배로 부르셨고, 그 속에서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워가셨다. 의외로 위기의 해답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단순한 곳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교회는 예배라는 본질을 고민하고, 그 속에서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해야 할 것이다. 이 쉽고 익숙한 일들이 원래 교회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래야 하는 일이 아닌지 고민해보자.



권오규 목사/계산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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