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은퇴목사의 12월 |2023. 12.04
[ 독자시 ]   

어느 은퇴목사의 12월 또 한해의 이별은 긴 세월을 잊고 산 그때의 은퇴사를 되뇌입니다. 목양에 전념하느라 검은 머리에 살구꽃 하얗게 피어오름도 잊고 어느새 뜨문 뜨문 수를 헤아리게 된 머리칼을 만지며 또 한 해를 헤아립니다. 창문은 흐려 돋보기를 찾기 마련이고 흐르는 눈물은 예고없이 흘러내려도 영안은 더 밝아오니 오늘 하루는 더 새롭습니다. 겉 사람은 이렇게 변하여 약해져 와도 속 사람은 …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시 - 길 잃은 별들이 내는 길 따라 |2023. 10.28
[ 독자시 ]   

길 잃은 별들이 내는 길 따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10월 마지막 하루 앞둔 밤 가슴 도려내는 숨소리 짓이겨진 그날 하늘도 땅도 압사당하는 거기 옴짝달싹 못하는 비명과 절규의 시간 살려달라는 숨넘어가는 소리 외면하는 사이 숨은 땅바닥에 납작해졌다 다시 그날 길 잃은 별들을 노래하며 숨 불어주신 님 따라 십자가 길 걷고 걸어 별들이 내는 길 찾아 보고픔 가슴에 안고 마음껏 숨 쉬는…

주님과 함께 한평생 |2022. 06.22
[ 독자시 ]    고 주선애 명예교수를 추모하며

주님과 함께 한평생 선연한 십자가 사랑으로 애오라지 주님의 종으로 가르침과 섬김의 길을 걸어가시고도 "나는 진실로 무익한 종이라" 하시던 당신! 당신은 우리 모두의 사랑입니다. 주님이 그 수많은 칭호와 직분 중에서도 그저 우리의 주님이시듯 당신을 기리는 그 수많은 칭호와 직책과 업적 중에서도 당신은 그저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십니다. 전쟁고아의 어머니이시고 장신(長神)의 어머니이시고 한국 기독…

기다림의 길 |2021. 12.13
[ 독자시 ]   

스산한 늦가을 그림자처럼 바람 불어 낙엽 바스락 거리는 고즈넉한 시간 아련한 보고픔 자라고 자라 혼돈과 어둠의 길목에서 서성거리는 작은 불빛 위드 코로나에서 God with us 임마누엘 기다림 애타는 마음 간절함으로 가까이 다가가 어루 만져주는 주님 노래 옷깃 여미듯 가슴 깊숙이 말씀 품어 다시 불러보는 마리아 찬가 "교만한 자 흩으시고 왕을 왕좌에서 내치시고 마음이 갈급한 자 만족하게 하…

여름 한낮 |2021. 07.16
[ 독자시 ]   

여름 한낮 눈 드니 창밖 두둥실 흰 구름 눈길 거두니 독서대 위 조지 뮬러 눈 감으면 샘솟는 감사 박진곤 / 광주성안교회 부목사

그리운 울 엄마 |2021. 06.21
[ 독자시 ]   

6.25 參戰 兵士의 思母曲 그리운 울 엄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린 그리운 울 엄마 그 이름 부르며 목이 메인 그리운 울 엄마 모진 땅 故鄕에서 외롭게 사신 가엾은 울 엄마 歲月 70餘年 저린 가슴으로 부르는 그리운 울 엄마 50년 6.25 北韓의 砲聲에 火魔에 휩싸인 韓半島 反轉. 北進한 國軍에 入隊한 열일곱 꼬마 兵丁 하루 밤 지나 1.4後退 절박한 危機 찾아 온 울 엄마...아들아 건…

미얀마에서 광주를 본다 |2021. 03.15
[ 독자시 ]   

언제 날아올 지 모르는 경찰의 총탄 거리의 군인들 불 뿜는 총구 살벌한 총검 장갑차 굉음 사이로 1980년 광주를 본다 울부짖는 수백만 시민들 총알 관통 당해 으스러진 머리 만삭된 임산부 주검에서 오월의 핏빛 금남로를 본다 권력에 눈먼 민 아웅 흘라잉에게서 전두환을 본다 세찬 피바람 앞 새총 돌멩이뿐 오른손 둘째 셋째 넷째 세 손가락 올린 자유 선거 민주에서 도청 광장의 분수대를 본다 사랑도…

눈 내리는 저녁에 |2021. 01.22
[ 독자시 ]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또 눈이 내리고 저녁이 북국의 백야가 되고 나는 눈송이 되어 하얗게 쌓였다 뭘 그리 힘들게 고통하느냐고 하는 것 같고 눈밭은 외롭다는 말을 알지 못한다 나의 길가에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아직 빨갛게 등불을 켰다 눈이 내리고 내가 쌓이고 나는 먼 들판에 보리밭을 생각한다 최용호 장로/영산포중앙교회·본보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자

대림절의 기도 |2020. 12.07
[ 독자시 ]   

대림절의 기도 詩 박태원 목사/창동교회 별빛이 내린다 창공에 매단 별빛이 차가운 입김에 호호 손을 녹이는 외로운 길손의 잔등위로 밥 한 그릇의 힘으로 내일을 열어가야 하는 코로나19의 가파르고 메마른 언덕길 미끄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에 지쳐 망부석 눈망울처럼 눈동자가 고정되었다 살아야 한다는 일념의 깃발을 어디에다 꽂아 펄럭이게 할까 지치고 고달파서 너무나 긴 터널 오늘은 가파른 담벼락의 용을…

판문점에서 |2020. 11.30
[ 독자시 ]   

판문점에서 봄 바람아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에 넘쳐라 여름 바람아 판문점 넘어 만주벌판과 시베리아까지 불어라 가을 바람아 서울에서 평양까지 불어라 겨울 바람아 성령의 바람되어 지구별을 새롭게 해주렴 윤광식 목사/용천노회 은혜교회

천사의 날개 |2020. 11.19
[ 독자시 ]   

포도원교회는 지난 9월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비대면 시대에 상호 교제하기 위해 치킨 나눔 행사를 열었다. 담임목사가 먼저 다섯 성도 가정에게 치킨을 배달시키고, 치킨을 받은 성도들은 지정된 다른 성도 한 가정에게 치킨을 배달하는 방법으로 전 성도가 치킨을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다. 치킨을 나누는데 있어 물질적인 조금의 부담도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전 성도의 가정에 …

거기 있어 |2020. 04.16
[ 독자시 ]   

거기 있어 멀리서 바라보는 골고다는 아리도록 짙푸르다 거기 있어 그 여인들은 거기 있어 너는 정년 좇아오지도 않고 갈릴리 여인들이여 디베랴 바닷가 갈 잎에 젖은 옷자락이여 천상의 속울음이 햇살처럼 내리 꽂히는데 너는 아예 신청도 하지 않고 종려나무 가지를 태워 재로 남겼는데 너는 여직 돌아오지도 않고 고난의 산상을 눈망울에 담고 나귀 새끼는 길가에서 울었다 수액이 흐르지 않는 어느 골짜기 마…

코로나와 파수꾼 |2020. 03.26
[ 독자시 ]   

신천지 불로불사(不老不死) 성령 보혜사 사죄 한다고 두차례의 큰절은 혹세무민 사이비 교주의 가소로운 드라마 연출 세계를 두려움에 몰아 넣은 팬데믹 코로나19는 금송아지 숭배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전염병 경고요, 왕의 범죄로 칠만 백성 죽게 한 하나님의 전염병 심판 방불케 하는도다 예루살렘 멸망케 할 천사의 칼 멈추질 않는데 예배당 문 굳게 닫혀 있고 모세도, 선지자 갓도 깨어있는 파수꾼은 보이…

로뎀나무의 사명 |2020. 03.09
[ 독자시 ]   

로뎀나무의 사명 시 마문철 광야 바위틈에 로뎀 나무 세찬 바람과 낮의 더위와 밤에 추위를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자라서 작은 그늘을 만들었다. 훌륭한 목재가 아니니 찾는 이도 없고 관상목이 아니니 보러 온 자도 없고 꽃이 아니니 벌과 나비도 찾지 않았다. 어느 날 텁수룩한 수염을 가진 나그네가 힘들고 지쳐 죽은 자의 모습을 하고 찾아와서 로뎀 나무가 만든 그늘에서 쉼을 얻었다. 잠시 후…

나를 버리게 하소서 |2020. 02.10
[ 독자시 ]   

나를 버리게 하소서 - 나를 버리게 하소서 내 속에 불의와 악독이 가득하여 주님 공의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주님만 바라보게 하소서 나를 버리게 하소서 내 혀가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고 있습니다 주님만 부르게 하소서 나를 버리게 하소서 세상에 허탄한 것을 붙잡고 있는 내 마음의 정수리를 깨뜨립니다 주님만 붙잡게 하소서 나를 버리게 하소서 내안에 탐욕으로 지배되어 주님 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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