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한국조직신학회 전국대회서 기후위기 해법 제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5월 01일(월) 10:19
교회와 신학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가? 거대한 기후변화 앞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지 물을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22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에서 '기후위기 시대의 생명신학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한 김영선 명예교수(협성대학교)는 "인간은 지구 생태계에 죄를 지었음을 회개하는 생태적 회심과 생태적 삶의 전환 즉, 풍요롭고 편리한 삶에서 단순하고 검소한 삶으로의 전환,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강의를 시작한 김 교수는 "인간은 인간이 발전시켜 온 '탄소 문명'에 합당한 세계관, 인간관 및 자연관을 발전시켜오지 못했다"고 성찰했으며 이에 비해 "자연은 오직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인간과 더불어 살면서 인간에게 생명을 보존하는 장을 제공한다"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교회의 새로운 생활양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리는 기후변화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의 가해자"라고 밝힌 그는 "기후위기가 교회에 요청하는 것은 새로운 생활양식"이라며 "그것은 생명에 대한 긍정과 공동체적 삶"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후변화는 개인적인 차원의 분노와 사회적 제도의 개선, 혹은 경제 제도를 통한 정책변화나 환경 조치와 같은 대응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이런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방책은 탄소배출 문명에서 탈탄소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생태문명으로 전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그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창조신앙을 소환해 다루기도 했다. "창조신앙의 핵심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으로 존엄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모독하는 불신앙"이라고 말한 그는 "창조를 잘 가꾸고 돌보는 것이 인간이 수행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며 "이는 창조 세계를 보존하는 일이 교회의 가장 위대한 과업 가운데 하나임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신앙과 함께 그는 4가지 맥락에서 수립돼야 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신학의 역할과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선, '새로운 생명권 의식'을 지니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생명권 의식은 세계를 하나님의 성육신, 곧 하나님의 성례전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생명신학은 '생태학적 수치심'을 죄로 보는 영성을 교육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생태학적 수치심'이란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세상으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세상만을 보고자 하는 인간의 이기적 심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지속가능한 생명을 위해 '새로운 영성훈련'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창조신앙이 강조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것은 세계를 돌보는 책임 있는 주체를 넘어 창조세계에 대한 긍정과 온 생명에 대한 경외를 품고 관계 맺는 자세 요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오늘날 우리의 삶의 구조에 몇 가지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선, 자연의 지배를 정당시해 온 인간의 '정복 논리'는 '공존과 화해의 논리'로 전향돼야 하고 둘째, 자연을 '그것'으로 보지 말고 '나와 너'의 관계로 봐야 하며 셋째, 생태적 불균형을 풀어야 하고 넷째, 탐욕과의 관계에서 패배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교회는 신음하는 피조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창조·질서·보존을 이해하고, 설교하고, 교육하고, 자원재활용에 적극 참여하고, 국가의 환경보존 정책을 솔선수범해 따르고 교회건축과 관리를 생태적으로 하고, 유기 농산물로 간소하게 밥상을 차리고, 교회주보나 자료집을 재생 용지로 만들고, 초록 가게를 지원하고 이용하고,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고, 자동차 없는 주일을 지키는 등등의 일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교회 안에 환경부를 만들어 이에 관한 사역을 연구하고 지원하고 시행할 수도 있으며 특히 교회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기후미식'을 선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기후위기 시대에 생명 신학의 역할은 생태적 회심과 생태적 삶의 전환을 촉구하고 이를 행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지구 생태계에 죄를 지었음을 회개하는 생태적 회심과 생태적 삶의 전환 즉, 풍요롭고 편리한 삶에서 단순하고 검소한 삶으로의 전환, 인간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구를 구하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생태적 삶의 전환은 일상의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면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모범벅으로 철저히 행하고 이의 의의를 널리 알리고 강과 바다 그리고 살림 훼손 방지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떼이야르 드 샤르탱은 우주(자연)는 하나님의 거룩한 드라마가 연출되는 무대라고 했고 지구는 인간이라는 꽃을 피우는 하나님의 거대한 생명나무 줄기라고 했다"고 밝힌 그는 "하나님이 우리를 그의 백성으로 부르신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그러하듯이, 우리가 관계 공동체의 삶, 생태학적 삶을 살게 하는데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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