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위로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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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편지 ] 독일 허승우 선교사<완>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허승우 선교사
2023년 03월 14일(화) 08:34
2022년 9월 1일-3일에 독일 칼스루에에서 가진 우크라이나 특별위원회 연합 컨퍼런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있는 슬로바키아 코시체 근교의 개혁교회에서 디아코니아 담당자에게 난민 지원금을 전달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온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지 1년이 지났다. 선진국들이 모여 있는 대륙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유럽에서 가장 야만적인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은 너무 수치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독일의 동쪽은 그 전범 국가인 러시아와 41년 동안 친밀하게 지냈다. 1990년 통독이 된 후에 동독에서 자라난 정치인들은 러시아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KGB 출신이며 동독에서 활동한 푸틴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에 속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깊이 러시아와 친밀하게 지내왔는지 아직도 확실하게 러시아와 선을 긋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2023년 독일은 탈러시아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는 평화로운 유럽의 환경 가운데서 넓은 곡창 지대에 밀과 옥수수를 길러 유럽인들의 식탁을 책임졌던 나라이다. 우리 남북한 보다 3배나 더 큰 땅에, 인구는 4천 5백만 명 밖에 되지 않는 나라이다. 70%의 국민들이 정교회 성도들이다. 우크라이나는 기독교 국가이다.오랫동안 소비에트 연합(소련)에 속해 피폐해진 나라를 1991년 독립하여 다시 경제적인 재건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정치적인 부패가 심각하고, 친러시아파와 민족주의파의 갈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필자는 2019년 8월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적이 있다. 괴팅엔 한인교회(안재중 선교사) 청년들이 키이우에서 130Km 북서쪽으로 떨어진 코로스텐의 어린이들을 위하여 여름성경학교를 개최하였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우크라이나 선교사로 사역하고 은퇴한 임현영 선교사가 그 지역을 위해 섬기고 있기도 했다. 코로스텐의 어린이들이 찬양하며 예배드렸던 밝은 모습들이 떠오른다.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져 있어 전쟁의 피해는 없었다는 소식을 안 목사님으로부터 듣고 안도 하였지만 1년의 시간이 흘러 많은 염려가 된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선교회 회장단(당시 회장 장지연 체코 선교사)은 '우크라이나 난민지원과 선교지 재건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하였다. 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대외적인 활동을 절제하고 있었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가운데 특위 위원장을 제안해 왔다. 정말 자격이 안 되었지만 너무 급박한 사역이라 사양 할 수 없어 위원장직을 맡았다. 우선 특위 팀을 조직했다. 총무 정채화 선교사(헝가리), 여성 함혜경 선교사(프랑스), 재정 김만종 선교사(독일), 대외협력 성원용 선교사(프랑스), 우크라이나 현지 임광택 선교사(우크라이나) 여섯 선교사들로 특위 조직을 하였다. 그리고 1차적으로 유럽으로 피난 온 난민들을 돕기 위하여 유럽선교회에 헌금 모금 공고를 하였고, 유럽 선교사들의 신실한 사랑으로 1만 유로가 모금되었다.

유럽에는 이미 총회에서 파송된 세계선교부 소속 선교사들의 8개 현지선교회들이 있다. 독일남부선교회, 독일북부선교회, 서유럽선교회, 영국선교회, 우크라선교회, 튀르키예선교회, 프랑스선교회이다. 유럽 현지선교회들은 지역 지역에서 선교사들간의 좋은 동역 관계를 맺으며, 든든하게 그 선교의 지평을 넓혀 오고 있었다. 그러나 사역의 다양성과 거리적인 이유로 유럽 전체를 위한 공동의 사역은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쟁이라는 위기상황 가운데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들, 우크라이나 선교사들을 위하여 현지선교회들은 신속하게 하나가 되어 기도하며 사랑으로 협력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40년 만에 유럽선교회는 총회의 관심도 받았다.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유럽선교회의 우크라이나 특위를 주목해 주었다. 우크라이나 특위는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매주 목요일마다 15차에 걸쳐 영상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는 현재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난민들 지원을 위하여 우크라이나 선교사들과 중동부선교회가 긴밀히 동역 중이다.

우리 교단 성도들의 사랑 가득한 헌금에 감사드린다. 성도들의 기도와 헌금이 없었다면 우리들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국 교회와 성도들의 헌심을 통해 일하시며, 고난 가운데 있는 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위로의 손을 보았다.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유럽 선교사들을 격려해 주고 염려해 준 사랑은 40년 만에 처음이었기에 땅끝편지 마지막 회에 외롭지 않은 기쁨과 감사의 인사로 끝을 맺는다. 하나님의 축복이 우리 고국 교회와 성도님들과 항상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 드린다.



허승우 목사 / 총회 파송 독일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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