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다시 한인교회 목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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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편지 ] 독일 허승우 선교사 <2> - 튀빙엔에서 에얼랑엔으로

허승우 선교사
2023년 01월 10일(화) 08:12
1992년부터 예배를 드려 온 에얼랑엔 브룩교회 문화회관(만남의 집).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브룩교회는 에얼랑엔시와 지역문화 센터를 건축하였고, 이곳에서 20년 동안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1997년 11월 16일 주일. 독일에서 한인교회 목회를 시작한 날이다. 양 없는 목자였던 나는 신학공부를 목회(목양)처럼 하겠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1년 8개월의 시간이 꿈처럼 지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유리와 철골로 지은 팔각정 같은 튀빙엔신학교 도서관에 앉으면 마치 내가 최고의 신학자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곳은 신학 책들의 궁전이었다. 자료가 없어서 논문을 못 쓴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요한 게오르 하만으로 박사 논문을 쓴다는 것은 정말 오스발트 바이어 교수의 말처럼 나에게는 '아벤토이어(모험)'였다.

그해 어느 날 기숙사 윗집에 사시는 선배 목사가 찾아 왔다. 당신에게 에얼랑엔 한인교회를 맡아 달라는 청빙이 왔는데 나를 보내고 싶다고 하셨다. 공부만 잘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대학도시 튀빙엔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그 날이 왔고, 에얼랑엔 근교에 있는 작은 농가의 다락방으로 이사를 하였다. '고슴도치마을(Igelsdorf)'. 그곳에서 2013년까지 17년을 살면서 한인교회 목회를 하였다.

1997년 당시 내가 사역을 시작한 교회 이름은 '바이에른지방한인교회 뉘른베르크-에얼랑엔 지역교회'였다. 23자로 된 아마 세상에서 가장 긴 교회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이름 하나 하나에는 다 의미가 있는 법이다. 우리 교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교회 홈페이지(segen.or.kr)에 있는 교회의 역사를 소개한다.

"우리 교회는 1971년 6월 6일 새벽이슬 같은 젊은 한국기독청년(유학생, 간호사, 자동차 회사 MAN 견습생들)들이 독일 바이에른(Bayern)주 중부의 아름다운 도시 뉘른베르크市에서 첫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되었다. 1976년 12월 5일 독일개신교회(EKD)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협력 관계 속에서 뷔르템베르크주의 봉사국(Diakonisches Werk)을 통하여 남한보다 더 넓은 독일 남부지방의 한인들을 위해 제1대 김종렬 선교사를 청빙하여 처음으로 조직교회가 되었다. 김종렬 선교사는 '독일 남부지방한인교회'라는 이름 아래 5개의 지역(뉘른베르크, 뮌헨, 튀빙엔, 괴핑엔, 슈투트가르트)교회를 든든하게 세워갔다. 제2대 이승현 선교사 역시 남부지방에 속한 한인 성도들(간호사, 광산노동자, 유학생, 상사주재원, 한독가정, 개인 사업가, 독일주둔 미국 군인 한인 가정)을 섬기며 교회의 터를 넓혀 갔다.

결국 1988년 1월 4일, 바이에른지역교회와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교회는 지역적인 크기로 발전적인 분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와 더불어 우리 교회의 이름도 '남부지방한인교회 뉘른베르크 지역교회'에서 '바이에른지방한인교회 뉘른베르크지역교회'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바이에른주(주도-뮌헨)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주도-슈투트가르트)는 각각 한 분의 선교사를 청빙하게 되었고, 최창선 선교사가 바이에른지방한인교회의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다. 170 km나 떨어진 뉘른베르크지역교회와 뮌헨지역교회를 위한 그의 헌신적인 목회와 선교사역을 통하여 바이에른지방 한인교회는 새로운 활력과 부흥을 이루었다. 후에 소망교회 선교 담당목사 된 최창선 선교사는 뉘른베르크-에얼랑엔 지역교회를 위해 2000년까지 사랑으로 선교 후원을 하였다.

최 선교사는 1992년에 '에얼랑엔한인교회'와 아름다운 통합을 이루었다. 그때부터 교회 이름을 '바이에른지방 한인교회 뉘른베르크-에얼랑엔지역교회'라 부르게 되었으며, 예배 장소는 유학생들이 많은 에얼랑엔 대학 도시로 하였다. 제4대 고일호 선교사는 뮌헨에서 사역하였으며, 에얼랑엔에서는 협동목사가 사역하는 것으로 하였다. 장승익 목사가 첫 사역자가 되었다. 제5대 이희상 선교사는 교회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였다. 그러나 그는 아프리카 선교를 위하여 조기 사임하였다.

2002년 12월 31일. 뷔르템베르크주의 봉사국(Diakonisches Werk)은 '바이에른지방한인교회'와의 26년간의 관계를 마감하였다. 그리고 바이에른 주교회(Landeskirche, 뮌헨)의 일치국(Oekumene Referat)과 새로운 선교협력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2003년 1월 12일 바이에른의 뮌헨과 에얼랑엔의 두 지역 교회는 거리상의 이유로 발전적인 분립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같은 해 7월 1일에 제6대 담임목사로 필자가 취임하여 현재까지 사역하고 있으며, 교회 이름도 현재의 '뉘른베르크-에얼랑엔 한인교회'가 되었다.



허승우 목사 / 총회 파송 독일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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