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가능합니다' 사역

'평화는 가능합니다' 사역

[ 땅끝편지 ] 신현광 선교사 9

신현광 선교사
2021년 11월 02일(화) 08:20
학교에서 시작된 '평화는 가능합니다'라는 봉사 활동은 인디헤나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진은 인디헤나들의 토지를 지키기 위해 논의 하고 있는 모습.
봉사 프로그램인 '평화는 가능합니다(La paz es posible)'는 라 빠스 학교의 선교교육과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이 후 실질적으로 소외당하는 인디헤나 주권회복과 섬김을 위한 '라 빠스 선교 공동체'의 사회 봉사사역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 교인, 학부모, 자원봉사자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다. 주요 사역으로 인디헤나들의 살림밑천 지원(소, 닭, 생활용품), 인권교육, 위생교육, 각종 권리행사의 법률적 지원, 재정 지원, 대정부 활동 지원, 인디헤나들이 도시를 방문할 때 쉼터와 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역으로 인디헤나들이 당당히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들의 주권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라 빠스 학교의 학생들도 인디헤나 마을에 간다. 우리 학교의 필수 과목인 인디헤나 봉사활동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인디헤나 마을의 숲이 모두 없어지는 것과 자신들의 땅의 권리를 빼앗기는 인디헤나들을 보며 안타까워한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겠다는 결심도 한다. 우리는 이런 어려운 현장을 그저 보여 줄 뿐이다. 학생들에게는 함께 해야 할 이웃이 있다는 것을, 인디헤나들에게는 함께 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할뿐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인디헤나 마을을 침범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우리 토지를 지켜낸 경험들이 있다. 그러나 2007년 말에 외부인이 경작할 수 있도록 시장이 승인을 해주고 브라질 사람에게 경작권을 주었다. 그들은 거의 모든 숲을 훼손하고 경작지로 만들었다. 숲속에 있던 우리 교회는 허허벌판 한가운데 있게 되었다. 교회뿐만 아니라 나무 오두막집들도 덩그러니 벌판에 있게 되었다.

그동안 교회가 3차례나 폭풍으로 날아갔다. 그때마다 우리 힘으로 복구해도 다시 지붕이 날아갔다. 그러다 인디헤나 성도들이 이따끄르 시장에게 강력하게 청원을 해서 시청의 도움으로 지붕 보수공사를 마치게 되었다. 교회와 학교의 교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시청에서도 지원이 가능했다. 우리 인디헤나 성도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알고 공무원들에게 지원 요청해 이룬 성과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 후 지반약화로 예배당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현재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여 학교를 다른 언덕에 새롭게 건축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부의 주택 개량 사업에 선정되어 오두막이었던 주택을 단계적으로 벽돌로 건축하고 있다.

브라질 경작자들이 몇 년 동안 콩을 재배하고 수확했지만 아직 마을 사람들에게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추수시기에 브라질 경작자와 인디헤나들 사이에 큰 분쟁이 되었다. 계약대로 이행할 것 요구하는 인디헤나들과 경작자가 서로 몽둥이, 새총, 마체때(칼)를 들고 콩밭에 대치하며 폭력사태가 벌어질 상황이 되었었다.

경작자는 경찰을 동원하고, 주권을 주장하는 인디헤나들은 다른 부족의 지원을 받고 대치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중재로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마을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현안이었다. '평화는 가능합니다' 사역을 통해 인디헤나 측에 법률 지원을 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결국 인디헤나들의 요구조건이 수용되어 경작자와의 문제가 해결되었다. 정부의 인디헤나 보호청(INDI)에서도 인디헤나들이 빼앗긴 땅을 회복시키려는 정치적 해결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평화는 가능합니다' 사역의 성과다.

신현광 목사 / 총회 파송 파라과이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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