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무 참석 안 하려고 총회 오신 건 아니잖아요"

"회무 참석 안 하려고 총회 오신 건 아니잖아요"

[ 총회기획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9월 26일(일) 23:24
지난 102회 총회 마지막날 저녁 회무에서 자리를 비운 총대들 때문에 빈 의자들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자리에서 떠난다'는 뜻의 한자어'이석(離席)'. '이석'은 우리 총회가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매년 교단 총회에서는 첫날 부총회장 선거가 끝난 후부터 슬금슬금 빈 자리가 늘어난다. 그러다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마지막날 저녁이 되면 1500명 총대 중 남아 있는 사람이 더 적은 경우도 많다.

매년 노회에서는 목사 회원과 장로 총대들이 '총회 총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노력 끝에 교단을 대표하는 1500명의 총대 중 일원이 되어 교단 총회에 참석하지만 많은 총대들이 총회 회무 중 자리를 지키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석'은 회무에 참석하는 이들의 집중력을 빼앗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흐리게 만든다. 이뿐 아니라 규칙과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선 필요로하는 재석이 필요한데 총회 회무가 진행되면서 이석이 늘어나 결의를 위한 정족수를 채우기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마지막날 의결정족수가 모자라 제정·개정된 법규가 통과가 된 것인지 아닌 지 총회가 끝나고 난 후까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총회 이석이 문제가 되면서 제98회 총회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총회를 위해 기구개혁위원회가 총회 셋째날부터 600명 미만의 총대들만이 참여하는 총회운영제도개선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 안은 총회 총대들의 권한을 축소하는 제도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대'라는 자리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장로교가 대의제도로 운영되는 만큼 총대들은 교단을 이끌어가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하루만에 치러지는 총회라 3박4일간 진행되던 이전의 총회만큼 이석이 많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늦은 시각인 밤 10시까지 회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석이 우려되지 않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 총회로 진행되어 규칙 개정이 되지 않아 이번 총회에서는 반드시 규칙 개정이 되어야 하는 건들이 많이 있어 총대들의 자리지킴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전국 교회의 성도들을 대표해서 선출된 총대들이 밤 10시까지 교단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볼 수 있는 제106회 총회가 되길 소망해본다. 이석으로 인해 또 다시 법적 논란이 되는 일이 이번 106회 총회부터는 없기를 기대한다. '나 한 명이 비운 자리가 뭐 그리 크겠냐'는 생각을 버리고, '나 한명이 지킨 총대 자리가 교단의 희망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정해진 자리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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