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감염된 선교사들을 살리는 산소발생기

현지에서 감염된 선교사들을 살리는 산소발생기

최근 필리핀 유병국 선교사, 산소발생기 통해 위급한 상황 넘겨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9월 24일(금) 19:03
선교사들에게 지원된 의료용 산소발생기.
"코로나19에 걸린 후 며칠이 지나자 산소포화도가 72%까지 떨어져 자가 호흡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때 다른 선교사님이 총회 세계선교부에서 긴급 지원해 필리핀 좋은선교회에 전달된 산소발생기 한 대를 가져다 주어 겨우 호흡을 하고 회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세계선교부가 열악한 선교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는 선교사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산소발생기 및 코로나 구급키트가 선교사들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

필리핀 유병국·백옥자 선교사 부부는 지난 8월 말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나 마닐라 시내의 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하나도 없어 수소문 끝에 한방병원에 입원했으나 회복이 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상태가 더 좋지 않았던 아내 백옥자 선교사가 다른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병실 부족으로 유 선교사는 집에서 제대로 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자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러한 가운데 유 선교사의 산소포화도가 72%까지 떨어져 자가 호흡이 어려워지자 동료 선교사들이 나서서 인근 선교센터에 총회 세계선교부가 보낸 산소발생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가져다가 유 선교사에게 전달했다. 산소포화도는 정상수치가 95~100%이고, 90% 이하로만 떨어져도 저산소증으로 인한 호흡곤란을 겪고, 80% 이하이면 매우 심한 저산소증으로 생명이 위험해지는 정도의 수치이다.

3일간 산소발생기를 이용하면서 구급약을 복용하자 위급했던 유 선교사의 상태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유 선교사는 지난 9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 위급한 상황은 넘은 것 같고, 아직 단맛과 쓴맛밖에 느낄 수 없고, 후각도 아예 없는 상태이지만 이제 식사를 조금씩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라며, "폐나 신장으로 바이러스가 전이가 안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별한 후유증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 하나님께 예배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유 선교사의 소식을 본보에 제보한 필리핀 임장순 선교사는 "선교지의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산소발생기 공급한 세계선교부의 긴밀한 대책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며, "이번 사례는 산소발생기가 공급되어 선교사가 회복한 첫 번째 사례로, 현지에 남은 선교사들에게 위안을 주는 귀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총회 세계선교부(부장:서화평)는 최근까지 산소발생기 및 구급키트를 선교지에 추가적으로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본보의 보도 등으로 소식을 접한 제주영락교회(심상철 목사 시무)가 산소발생기 2대를 후원했으며, 타교단 소속인 아가페힐링교회(최광명 목사 시무)도 2대를 후원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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