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마지막 경고, 성장 끝내고 가난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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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독교비상행동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과 관련법안 제정의 쟁점'간담회서 구체적이 실천 방안 제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8월 15일(일) 22:16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난'이 제시됐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기후·환경 시민단체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이 '2050탄소중립시나리오 수립과 관련법안 제정의 쟁점'을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한국교회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은 '내려놓기'였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 국민참여분과 위원인 안홍택 목사(고기교회, NCCK 생명문화위원장)는 "교회의 본질은 가난이며, 이를 실천하고 행동하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2050탄소중립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면서 "급박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교회는 기존의 전통 신학과 제도, 특히 물질숭배를 멈추고 참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예배는 인권유린이나 종교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멈춤'의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특히 안 목사는 부활절이나 성탄절 등 교회의 절기를 사모하는 만큼 '환경주일'을 실천하고 국민적인 축제로 승화시켜 사회적 이슈를 끌어내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2050 탄소중립에 발맞춰 실현 가능하고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예언자적 소명을 수행할 때"라는 안 목사는 "한국교회가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의지도 없다. 몇몇 기독교 환경단체만 목소리를 낼 뿐"이라면서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에너지 감축을 위한 다양한 선교적 과제를 실천하는 조직을 마련하고, 한 목소리로 하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이유진 박사(녹색전환연구소) 또한 "에너지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성장을 끝내고 가난으로 돌아서자는 뜻"이라면서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와 산업계가 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고 사실상 정부도 국민들에게 가난해지자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때문에 그는 "정부 기관들의 업무성과가 경제성장 지표로 평가되기 때문에 성장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경제성장 지표대신 매일 일기예보를 하듯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을 설정해 예보하고 GDP성장률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율에 더 관심을 쏟는 등의 '인식의 대전환'이 중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이 박사는 "정부는 2009년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창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매번 실패했다"면서 "그 이유는 정책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관심이 없다.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한 후보자도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이 정치인들과 향후 대선후보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그린뉴딜 정책과 역행한 사업들을 누가 했는지 찾아내고 우리 지역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3개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지만 기후위기의 현실을 극복할 의지도, 방안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강도높은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올해부터 2040년 사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정부의 이번 시나리오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비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평가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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