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유럽 선교 연구소' 사역

'중부유럽 선교 연구소' 사역

[ 땅끝편지 ] 체코 이종실 선교사8

이종실 선교사
2021년 03월 10일(수) 10:47
'유럽과 극동 아시아 크리스찬 여정에 대한 대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텔츠 지역교회.
체코와 슬로바키아 안에는 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몰락한 이후 결정된 현재 국경에 옛 폴란드 민족 정착지와 헝가리 민족 정착지를 포함하게 되면서 소수의 폴란드, 헝가리 민족이 살고 있다. 필자처럼 선교학의 필요성에 공감한 초기 20여 명의 체코 슬로바키아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실제로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네 개 민족 개신교회 출신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2007년 '중부유럽 선교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구체화했다. 이 모임이 결성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나는 부소장에 추대됐고, 소장은 체코 목회자가 맡았다.

연구소 사역은 선교학 전문가도 아니고, 연구를 수행할 만한 학문적 능력도 없던 필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첫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지역 교회의 활동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원했고, 그 일에 대한 나의 역할을 기대했다. 참여자의 자발적 관심과 헌신으로 구성된 이 단체가 지속성을 갖고 지역 교회들을 자극하는 것은 필자의 몫으로 남았다.

매년 3회의 정기 컨퍼런스, 4회 잡지 발간을 통해 지역 교회들과의 소통과 선교적 관심 촉발을 위해 노력했다. 컨퍼런스를 통해 지역 교회들의 활동을 선교학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발표된 내용과 지역 선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잡지에 실어 체코 슬로바키아 전체 교회들에 배포했다. 한 해 동안 잡지에 실린 내용 중 체코 슬로바키아 교회들의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것들은 선별해 영어판으로 만들어 중부유럽 교회와 동유럽 선교 연구기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체코 목회자들은 전통적으로 목회자 가문에서 대를 이어 배출돼 교회의 전통과 유산을 잘 계승하며 신학교육의 기초가 튼튼한 편이다. 총회, 노회, 지역 단위로 많은 목회자 교육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이들 모임을 염두에 두고 선교학 관련 중요 도서인 데이비드 보쉬의 '트랜스포밍 미션 (한국어 번역 - 변화하고 있는 선교)'을 2010년에 '다이나믹 기독교 선교' 제목으로 번역 출판했다. 번역은 젊은 종교학 전공 현지 학자들이 담당했고, 출판은 미국 오르비스 출판사와 우리 교단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지원했다. 예상대로 이 책은 목회자들의 연구모임과 평신도 교육에 활발히 사용됐다.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용어 선정을 위해 수십 차례 모임을 가졌다. 아쉽게도 선교학 용어 사전 발간은 이뤄지지 않아, 지역을 다니며 목회자 대상으로 컨퍼런스 형식으로 번역 설명회를 열었다.

출판 직후부터 새로운 계획을 추진했다. 1989년 벨벳혁명 이후 체코교회는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 시대변화를 파악하는 일은 교회의 선교적 과제를 이해하는 일에 필수적이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정치, 경제, 교육, 사회, 종교 등 일반학문 분야의 학자 12명을 선정해 1989년 이후 10년간의 체코 슬로바키아 사회 변화의 과정에서 야기된 문제 연구를 위탁했다. 그리고 동시에 체코 개신교 12개 교단 약 800여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전수조사해, 체코교회 선교 현황의 좌표를 제시하는 백서를 발간했다. 그리고 지역을 다니면서 컨퍼런스 형식으로 다시 이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백서는 체코교회들에게 큰 도전이 됐다. 우선 선교에 대한 이해를 지역 교회들이 새롭게 하게 됐다. 실제 교회들이 실천하고 있는 활동들이 사회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선교적 활동인 점에 매우 고무됐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교회들의 빈약한 활동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됐다. 이 백서 작업 덕분에 지역 교회 목회자들로부터 지금도 나는 감사의 인사를 받고 있다.

이종실 목사 / 총회 파송 체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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