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졸업생, 둘 중 한 명은 실업자?

신대원 졸업생, 둘 중 한 명은 실업자?

[ 교단 ] <기획>총회 직영 신학교를 진단한다 - '四亂 시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08월 22일(월) 16:31

목회자 양성과정인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교역자(목사후보생)는 목회 현장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신학대학원은 총회의 목회자 양성을 위한 위탁기관이기 때문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교회가 성장해야 신학교 지원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또 신학교에서는 양과 질을 갖춘 목회자를 제대로 배출할 때 교회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오늘의 시점에서는 두 주장 다 좋은 방법이 아니다. 교세가 감소하고 있고, 신학교는 내외적인 요인이 모두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원에서는 매년 830여 명이 목사후보생이 배출되고 있다. 배출된 인원은 전년도에 누적된 목사후보생을 포함해 1600여 명 정도가 목사고시를 치르고, 이 중 40~50%에 해당하는 700~800명 정도가 고시에 합격해 목사안수를 받고 있다. 특히 총회 법에 따르면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신학대학원(목회연구과정)을 졸업한 후 2년 이상 교역 경험(전임전도사 경력 2년 이상. 교육전도사의 시무기간은 그 절반만 인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신학대학원 졸업자가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졸업과 동시에 전임 전도사로 2년 이상 사역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정리하면 매년 830여 개의 전임사역지가 있어야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사후보생이 정상적으로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총회에 보고된 목사수 변화를 보면 100회 총회 보고가 653명이며, 101회 총회에 보고될 자료에는 591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세 등으로 인한 감소 요인을 감안하면 안수를 통해 증가한 신임 목사수는 매년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된 인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음) 

그럼 내년 자연적으로 생기는 전임 자리는 얼마나 될까? 지난 101회 총회에서 보고된 통계 자료를 보면 예장 총회의 교회수는 8843개 교회(2015년 12월 31일 현재)로 전년대비 112개 교회가 늘었다. 또 같은 기간에 은퇴한 목사(은퇴+공로)는 1554명에서 1641명으로 87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기에 별세한 목사까지 포함한다해도 1년에 100명 정도의 목사가 은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늘어난 교회수와 은퇴한 목회자수를 합치면 1년에 220자리 정도의 전임 목회지가 확보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전도목사, 선교사 등을 포함한다해도 250~300자리(신대원 졸업자 830명을 기준할 때 30~36% 정도)에도 이다. 이같은 내용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는 목사후보생들이 체감하는 전임 목회지와 비슷한 수치이다.
결론적으로 1년에 800여 명이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지만 이 중 300명 정도의 인원만 전임 사역(전도사)지를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나머지 인원은 준전임이나, 교육담당 파트로 사역을 하고 있다.

졸업생 임지와 관련해서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졸업자 취임지수가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졸업생 취업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1년에 89.8%이었던 것이 점점 떨어져 5년이 지난 2015년에는 65.57%를 기록했다.

취업 현황에 대해 목회 현장에서는 목회 전임자리가 낙타가 들어가야 하는 바늘귀와 같음을 체감하고 있다. 한 대학교 총동문회장을 지낸 한 목사는 "서울과 경기의 규모있는 교회에 취업하는 신대원 졸업자는 20%수준이며, 졸업후 6개월이 지난 상태에서는 50%가 정도가 임지를 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50%는 임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어, 신대원 졸업자의 취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한다. 즉 졸업자 중 400명은 실업자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3년전에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사고시에 합격하고 교회학교 파트로 사역하고 있는 한 전도사는 "전임 전도사 자리를 구하는 것이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과 같이 어렵기 때문에, 다음 단계인 목사 안수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힘들다"고 말하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지난 2015년 2월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전도사는 "동기중 졸업전에 전임사역지를 구한 전도사가 20%에 불과했다"고 전했으며, 지난 2월 졸업을 앞둔 다른 전도사는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졸업을 앞둔 동기생 중에는 15%만이 전임자리를 구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렇듯 목회지는 한정돼 있는데 신학대학교에서는 현장 목회지에서 수용하지 못할 만큼 많은 목사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다. 임지를 구하지 못한 졸업생은 목사 안수는 고사하고 당장 생활고를 겪으며, 100만원 안팎의 사례비를 받는 파트타임과 아르바이트 현장은 전전하며, 틈만 나면 신학대학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전임 사역자를 구하는 사역자청빙 게시판을 응시한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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