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폭력 극복, 평화의 문화 수립

지구촌 폭력 극복, 평화의 문화 수립

[ 기고 ] 2015 하반기 실행위원회를 다녀와서(下)

배현주 목사
2016년 01월 05일(화) 16:46

2015년 후반기 WCC 실행위원회는 2016년 6월 22~28일에 개최될 WCC 중앙위원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 중앙위원회가 전체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들은 정의와 평화의 순례, 기독교 신앙과 일치, 종교와 폭력, 중동(특히 팔레스타인ㆍ이스라엘), 그리고 어린이들과 청년들의 문제 등이다. 21세기에 종교와 폭력은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구촌의 폭력을 극복하고 평화의 문화를 수립해나가는 일에 있어서 유엔은 인류의 평화로운 상생을 지향하는 종교의 공헌과 역할을 요청하고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현실이나 특정 종교에 대한 폭력 등을 좌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차별과 박해 속에서 고난당하며 순교에까지 이르는 그리스도인들과 타종교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2015년 11월 초에 '글로벌 크리스찬 포럼'은 세계교회협의회, 세계복음주의연맹, 세계오순절협회,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와 함께 알바니아 정교회의 후원으로 '차별, 박해, 그리고 순교:함께 그리스도를 따르기'라는 제목의 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어린이와 청년, 곧 다음 세대의 문제는 세계교회의 주요한 관심사이다. 분쟁지역과 피난 과정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의 경우 아동 구금자들이 수천 명, 아동 장기수가 수백 명에 이른다. 사회구조적 주변화와 빈곤으로 삶의 희망을 잃은 청년들이 테러조직에 가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와 사회는 다음 세대들을 위한 적절한 양육과 지원에 충분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WCC는 11월 19일 아동인권 신장을 위해 일하는 유니세프와 함께 세미나를 개최하여 2016년 중앙위원회에 제출할 '아동 우호적 교회'를 위한 지침서 초안을 준비했다. 한편 WCC의 '젠더정책' 수립을 과제로 형성된 자문그룹 회의가 11월 30일~12월 3일 독일 베를린의 한 디아코니아 센터에서 개최됐다.

독일교회는 지금 두 가지 큰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하나는 백만 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독일에 유입된 상황에서, 낯선 자를 환대하는 기독교 정신을 유지하도록 사회의 가치관을 환기시키고, 디아코니아 사역을 통하여 난민들에게 실제적 도움을 주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2017년으로 다가온 루터 종교개혁 500백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일이다. 교회 관계자들이 개인적인 과로를 피할 수 없다고 고백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독일교회는 한국의 분단 극복과 통일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교회와 한국교회가 21세기에 평화를 위해 일하는 특별한 공동 소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독일교회 지도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12월 3~6일 독일 아놀트샤인의 마틴 니묄러 하우스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가 개최됐다. 마틴 니묄러 목사는 나치 정권에 저항하는 목사들의 선봉에 선 혐의로 1937년 사형을 언도받았으나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교회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의 지도자로서 큰 공헌을 했다.

그를 기념하여 세운 마틴 니묄러 하우스는 이번 포럼을 주관한 헷세ㆍ낫사우 개신교회(EKHN)의 각종 회합을 유치하는 건물인데, '한반도 평화, 통일, 개발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이 창설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남북한 교회 대표들도 이 곳에서 만난 적이 있다. WCC 국제위원회 국장인 피터 프루브가 의장으로 섬기는 '에큐메니칼 포럼'은 지난 10월에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독일 포럼에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참석을 못했지만 독일교회(EKD)와 복음선교연대(EMS)는 WCC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연대해서 일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 영국의 교회 대표들과 한국의 참가자들을 초청하여 뜻 깊은 논의의 장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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